나는 교회의 중직자들(장로 3인, 안수집 2인)과 마주앉았다. “이제 어떻게 해야 될까요?” 하고 입을 열었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모두 고개만 떨구고 있었다. 한참 만에 무거운 침묵을 깨고 어느 장로가 “어떻게 하겠어요. 또 시작 해야지요”라고 말했다. “뭘 어떻게 시작 하자는 건데요?” 하고 물었다. “이럴 때일수록 목사님이 힘을 내셔야지요. 우리는 모두 목사님만 쳐다보고 여기까지 왔는데요......”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다시 하겠다면 교인들에게 부담을 주지 말고 여기 있는 우리들이 각출해서 시작합시다”고 했더니 모두 그리하자고 했다. 나부터 50만원을 내겠다고 했더니 모두 다 마음을 모아 그 자리에서 300만원을 작정했다. 그날 밤 나는 잠을 못 잤다. 교회 강단 밑에 엎드려 많이 울었다. “하나님 오늘 이 장면은 그대로 사진에 담아 두십시오” 하면서 마음을 강하게 다졌다. 그리고 다음날 신흥여객 회사에 가서 400만원 주고 중고 버스를 또 사왔다. 지금 경남 창원에 대표적인 교회가 된 서머나 교회는 이와 같은 아픈 과거를 치유하고 일어선 모델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그때 나와 머리를 맞대었던 그분들. 비록 학식이나 인물은 변변치 못했지만 목사를 인정하고 말없이 따라 주었던 참 믿음직한 사람들이다. 극심한 고통과 환난의 시기였지만 이처럼 신뢰와 사랑으로 통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 시절이 그리워지고 행복했던 것 같다.
출처 : http://www.hu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