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와 사랑 (3)
나는 세상을 사는 사람 중에 그리스도인이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예수를 믿는 사람 중에도 제각기 처한 환경과 사정이 다르겠지만 일단 ‘그리스도인’이라는 그 이름 자체가 행복한 사람의 표식이 되고도 남는다고 본다.
내가 신학교를 다니던 전도사 시절 시골의 몇 교회를 섬긴 적이 있었는데 간 데마다 성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목회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참으로 가난한 시절이었는데 농촌 사람들은 하루 종일 논과 밭에서 일을 하며 육체적으로도 고단하게 살고 있었다. 그 당시의 교통이나 통신 문화와 환경은 지금 의 상황에서는 거의 원시적이라 할 만큼 열악했다. 그래도 성도들이 모이면 아무 근심이나 걱정이 없는 사람들처럼 온갖 수다를 떨고 구김살 없이 대화 하면서 즐거움을 나누곤 했다. 그때는 주일이나 수요일 저녁에는 시간의 제약 없이 늦도록 예배하고 그대로 둘러앉아 온갖 이야기로 지새우는 일도 자주 있었다.
나는 원래 불신가정에서 핍박을 받으며 예수를 믿었기 때문에 예수 믿는 가족들이 같이 모여 서로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며 즐기는 것을 동경해 왔다. 그리고 내가 목회자가 되어 직접 교인을 지도하는 동안에도 이와 같은 정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나 교인들을 한 가족처럼 여기게 되었고 길을 가다가도 언뜻 교인 한사람의 모습이 보이면 먼저 달려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고 하면서 살아왔다. 혈연도 지연도 학연도 상관없이 그냥 예수 믿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리고 같은 교회 공동체에 속한 지체들이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애정과 신뢰가 마음을 흐뭇하게 해 주는 것이었다.
나는 신앙생활을 즐겁게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교회에 대한 애착이 있고 성도 간에 친근한 마음으로 편하게 만나고 대화하는 것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면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 모이는 시간이 기다려지고 여러 가지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보람과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 이와 같은 행복은 학문적 지식이나 이론이 아니라 실제적 삶이요, 체험인 것이다. 광야처럼 삭막한 세상에서도 신뢰와 사랑으로 이루어지는 그리스도인의 가족들이 있어서 마음의 풍요와 삶의 행복이 확산되어 진다고 생각한다.
출처 : http://www.hu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