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손상률 원로 목사)
멀린 2010.08.28 16: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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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시(錯視) 현상

 

 


    제주도에 가면 일명 ‘도깨비 길’이라는 데가 있다. 이 길은 제주도의 관광코스 중 하나로 알려진 곳인데 입구에 ‘신비의 도로(Mysterious Road)’라는 표시판이 있고 거기서부터 지나가는 자동차마다 비상등을 켜고 도깨비 길의 신비를 체험하려고 한다. 시동을 끈 채로 변속기어를 중립상태에 두면 자동차는 저절로 굴러가게 되는데 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차가 낮은데서 높은 데로 굴러가는 현상을 보면서 감탄을 한다. 사람들의 눈에는 낮은 데서 높은 데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도로면의 경사는 그와 반대로 되어 있어서 사실 자동차는 낮은 데로 구르고 있을 뿐이다. 이것은 도로 주변의 특이한 지형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일종의 착시현상이라고 한다. 정지 상태인 기차에 앉아서 옆으로 지나가는 기차를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타고 있는 차가 가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도 같은 현상이다.

    이와 같은 착시 현상은 안에 있는 사람만 느끼는 것일 뿐 조금이라도 거리를 두고 멀리서 보게 되면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대번에 알 수 있다. 착시현상은 자기중심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거나 경직된 사고에 갇혀 있어서 바깥 세계를 보지 못하는 일종의 자기 체면일 수도 있다.

 

   한참 연애를 하며 서로 좋아하던 남녀가 결혼을 하고 살아가는 동안 상대의 약점을 들추며 후회를 한다. 그때는 왜 그렇게 헤어지면 못살듯이 기를 쓰고 좋아했느냐?고 물으면 “아마 그때는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그랬던 것 같다.”고 말한다.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보이는 것이 없었다는 뜻이다.

 

  사물을 바로 보지 못하는 착시현상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주변의 특이한 상황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하는 물리적 착시 현상도 그렇거니와 자기중심의 편향된 시각으로 사리판단을 그르치는 심리적인 착시 현상도 일상에서 자주 경험하게 된다. 색안경을 끼고 사물의 색깔을 바로 볼 수 없는 것처럼 비뚤어진 마음의 눈을 가지고는 세상의 이치를 바르게 깨달을 수 없는 법이다. 자기 안에 밝은 영과 균형 잡힌 사고를 가지는 사람이 사려 깊은 판단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참으로 다윗이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하고 부르짖는 기도의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하겠다.

 

출처 : http://www.hu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