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캡틴
열흘 전 칠레의 산호세 광산에서 69일간 매몰되었던 광부 33명이 전원 구조되었다. 현지 시간으로 10월 13일 밤 9시 56분 매몰 당시 작업반장이었던 루이스 우르수아가 구조캡슐 을 타고 마지막으로 올라왔을 때는 모든 사람이 환호하며 축제의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현장에 나와 있던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은 우르수아를 힘껏 껴안으면서 ‘위대한 캡틴’이라고 극찬하였다.
지난 8월5일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산호세 광산이 무너지면서 탈출하지 못한 33명의 광부들은 지하 700m 갱 속에 갇히게 되었다. 처음 17일 동안은 지상과 연락이 닿지 않아 매몰된 광부들이나 밖에 있는 가족과 국민 모두가 절망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결국 끈질기고 치밀한 작업 끝에 구조의 통로를 뚫는데 성공하였다. 이후부터 직경 13cm의 관을 통해서 휴대전화와 생필품의 공급이 이루어지고 광케이블을 이용하여 영화도 보게 해 주었다. 이번에 이들의 구조가 칠레 국민들 뿐 아니라 온 세계 모든 인류에게 뜨거운 감동의 공감대를 만들어 낸 것은 그 최악의 상황에서도 희망의 줄을 놓지 않고 절망을 이겨낸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연출하였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33명 광부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 그 긴 시간동안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이 질서 있게 행동하도록 이끌어 준 우르수아의 리더십이 단연 돋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대원들에게 각각 임무를 부여하고 모두가 자기의 역할에 긍지를 가지고 참여하도록 유도하였다. 초기에는 그들을 구출하는데 걸리는 기간이 크리스마스까지로 발표가 되었으나 그 기약 없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매일같이 제시간에 일어나기, 시간에 맞춰 샤워하기, 함께 모여 기도하기 등 규칙적인 생활을 실천하게 하였다. 투철한 동료애를 발휘하며 항상 자기보다 다른 사람을 헤아리는 마음으로 대원들을 다독였다. 외부와의 인터뷰를 할 때도 아내의 출산일이 임박한 리차르드 빌라로엘에게 메시지 전달의 기회를 주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지도자론’의 저자 밥 서튼 교수가 우르수아야 말로 ‘능력과 자비’를 겸전한 훌륭한 지도자(Good Boss)라고 한 말은 적절한 표현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