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손상률 원로 목사)
멀린 2011.02.13 10: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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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실이 충격을 받았다! 


  <필리핀에 다녀왔습니다.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친정 말고는 누구 집에 가서 팔 일 동안이나 아무 목적 없이 그저 먹다, 얘기하다, 웃다, 울다, 운동하다, 놀다..... 시간에 쫒기는 일 없이......

  지난 30년 동안 파란만장한 친구의 사연을 들으며 참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후유증이 너무 큽니다. 주체할 수 없는 어떤 감정이 나를 마구 흔들어 놓아 집에 돌아오면 편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우리 집이 마치 감옥같이 느껴지며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북받쳐 오는 설움에 한동안 꺼억꺼억 울었습니다. 가방을 풀고 짐을 정리하던 남편이 깜짝 놀라 어리둥절해 하고 ...... 나도 이런 경험 처음이라 이건 무슨 감정이지? 왜 이리 가슴이 먹먹하지? 가슴이 터질 것 같아 하나님 내가 지금 왜 이러나요? 자꾸 물으며 진정하느라 애먹었습니다.>

 
  며칠 전 선교지에서 나실이 보내온 편지는 이런 글로 시작되었다. 그 전에 김길남 선교사가 이번 구정 때 아내와 함께 필리핀에 다녀오겠다고 글을 보내왔다. 그곳에 오랜 친구가 한사람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 사람은 김길남 선교사와 같은 고향에서 어릴 때 같은 교회를 다닌 친구이다. 약30년 동안 서로 소식이 없었는데 그 기간에 신학을 하고 선교사가 되어 러시아와 아프리카 케냐에서 사역을 했고, 지금은 필리핀에서 활동하고 있다. 신학적인 소양과 음악적인 재능과 특별한 영성으로 간 데마다 기적같은 역사를 일으키곤 했던 사람이다. 지금은 러시아 출신 부인과 함께 사는데 자기가 낳은 아이 둘에다 외국에서 입양한 아이 여섯까지 여덟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 몇 년 전 KBS TV 인간극장 프로그램에서 5부작으로 방영된바 있는 <천국의 아이들>의 주인공이다. 드라마와 같은 그 사람의 기막힌 사연과 함께 열 명의 식구가 벅적거리는 그 집에서 같이 지내는 동안 너무나 생소한 그 환경에서 천국의 향기를 맡았다는 나실의 고백문을 연재하고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