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문명의 충돌
벌들은 봄부터 가을까지 꽃이 만발했을 때 열심히 꿀을 물어다 저장하여 겨울양식을 비축한다. 이때를 이용하여 사람들이 벌집을 털고, 모아놓은 양식을 몽땅 빼앗아 와 버린다. 벌들이 창조주를 찾아가서 이런 억울한 사정을 아뢰었더니 창조주는 즉시 벌들에게 방어할 수 있는 독침을 하나씩 주었다. 신이난 벌들은 누구든지 집 근처에 얼씬만 하면 그냥 독이 묻은 침으로 쏘아 버렸다. 사람들이 창조주를 찾아가서 항의를 했다. 벌들이 시도때도 없이 사람만 보면 닥치는 대로 독침을 쏘아대는 바람에 도저히 못살겠으니 한시바삐 거두어 달라는 것이다. 이에 창조주는 사람과 벌을 불러 놓고 이후부터 두 세력이 사이좋게 공존하는 방법을 일러 주었다. 사람은 벌에게 집을 지어주고 잘 돌봐 주되 양식을 다 빼앗지는 말고 겨울에 먹을 만큼 적당히 남겨두는 등 배려를 하라고 하였다. 한편 벌들에게는 독침을 함부로 들이대지 못하게 몸에다 고정시켜 버리고 부득이 하게 이것을 써야 될 경우 거기다 목숨을 걸어야 된다는 엄격한 규정을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이것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지 않으면 다같이 불행해진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우화이다.
세상은 창조주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이 자연과 인간이 원수가 되어 대결하는 구도로 바뀌어져 버렸다. 인간이 자기의 욕심대로 자연을 악용하며 파괴시키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인간들의 횡포에 시달려 온 자연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인간에게 보복을 하게 된다. 썩어짐의 종 노릇에서 해방되려는 몸부림이기도 하다(롬 8:21). 인간의 문명이 만들어낸 편리함은 자연을 파괴시키고 그 기능을 훼손시키기 때문에 결국 가공할만한 재앙을 되돌려 받게 된다. 산을 깎아 길을 내고 계곡을 막아 댐을 만들며 바다를 메우고 공장을 지어서 엄청난 이득을 챙기게 되지만 자연은 본래의 모습과 생명력을 잃어버렸으니 그 대가를 치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번에 일본에서 일어난 대지진과 쓰나미에 이어 후쿠시마 원자로의 방사능 누출 사고를 보면서 자연과 문명의 충돌이 지구의 종말에 대한 예고편을 목격하는 것 같다는 마음이 든다.
출처 : 후암교회(http://www.hu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