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왕국의 조화
며칠 전 한남동에 있는 국제 루터교회에서 한영복 목사님의 학위 취득 축하행사가 있었는데, 거기 초청되어 내가 축사를 하게 되었다. 한영복 목사는 이웃에 있는 루터 중앙교회 담임으로 16년간 섬기다가 1년 전 그 교회를 사임하고 지금은 마포에서 복음루터 교회를 개척하여 시무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해 연구한 논문으로 이번에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에 있는 침례교 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게 된 것이다. 그분의 논문은 ‘마틴 루터의 두 왕국설에 근거한 지역 복음화의 효율적인 선교전략’이란 제목인데 거기 -후암동 교동협 사례를 중심하여-라는 부제를 달았다. .
신학적으로‘두 왕국설’이란 하나님의 나라(교회)와 세상나라(정부)를 의미한다. 흔히 예수님께서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라고 하신 말씀을 가지고 정치와 종교의 분리를 주장하는 근거로 삼는다. 역사적으로 이 두 기관이 긴장관계에 있거나 대립하고 충돌했던 경우가 많았지만 간혹 상호 의존과 보완적 관계에 있으면서 국가와 교회가 다 같이 발전했던 사례도 많이 있었다. 한목사님의 논문은 이와 같은 성경적이고 신학적인 원리가 우리 후암동 교동협의회를 통하여 실천되고 있다는데 초점을 맞추어 논리를 전개하였는데 이 사례가 국제적으로 학자들이 공감하고 학위를 주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아들이면서 사람의 아들이 되셨고, 세상에서 사역 하시는 동안 신성과 인성을 겸전된 신분으로 자기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셨다. 오늘날 많은 교회와 크리스천 들이 말로는 예수님의 삶을 실천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그와 반대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목회풍토 속에서 후암동에 있는 여덟 교회들은 제각기 다른 전통과 정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인정하며 함께하는 모델이 되고 있다. 같은 지역과 사람들을 선교적 대상으로 섬긴다는 의미에서 교회들 뿐 아니라 행정관서와 단체들까지 목적을 공유하고 기꺼이 협력한다. 후암동 교동협의회야말로 이 시대에 두 왕국의 이상적인 조화가 실천되는 현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