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군의 심정
1950년대 기독교부흥협회가 발행한 전도 소책자 가운데 ‘박군의 심정’이라는 전도지가 많이 배포되었다.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기독교에 관한 서적이나 참고문헌이 흔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 중에 성경책과 찬송가도 구입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던 시기이다. 지금 60세 이상 되는 사람들 중에는 표지에 한 소년의 일그러진 얼굴에 커다란 하트 모양의 몸뚱이와 여러 가지 동물의 그림으로 채워진 이 전도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트 모양의 몸통은 우리들의 마음을 형상화한 것인데 그 안에는 일곱 종류의 동물 그림과 그 복판에 긴 창을 꼬나 잡은 마귀가 버티고 서서 그 짐승들을 이용하여 사람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 것을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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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가지 동물 가운데 화려한 꼬리를 자랑하는 공작은 자기 과신과 교만한 마음이고, 뿔로 치받는 염소의 그림은 좌충우돌 쥐어박는 못된 성품,먹을 것만 찾고 꿀꿀거리는 돼지는 탐욕의 상징으로, 왼쪽 상단의 두꺼비는 추하고 더러운 정욕의 성질이고, 혀를 나불거리는 뱀은 속임과 이간질의 상징으로, 그 밑의 호랑이 그림은 사납고 해치는 폭력의 싱징이며 맨 밑의 느림보 거북이는 게으름과 나태함의 성질을 묘사한 내용이다. 주인공인 박군은 당시 선교사들에게 전도의 대상이 되는 보통 사람들의 대명사로서 그 속에 있는 자연인의 마음을 이와 같은 그림으로 묘사한 것이다. 그 하트 그림의 상단부 중앙에 알지 못하는 눈이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을 하나님의 눈이라고 했다. 그리고 박군의 어깨위로 날개를 단 천사와 비둘기의 그림이 있는데 결국 성령의 조명에 의하여 어둠속에 활동하던 모든 세력들이 물러가고 박군의 마음은 깨끗하게 평정을 찾게 되고 거기에 십자가와 예수님의 얼굴이 자리잡게 된다. 현대 감각에 길들여 진 사람들의 눈에는 매우 유치하게 보일 것도 같은 이 전도지가 한국교회 역사에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전도 소책자는 1820년대 독일에서 발행한 것을 미국 ‘성경묵상 동지회’라는 단체가 세계 여러 나라 말로 번역 출판해서 보급했다고 한다. 기독교의 복음을 단순화시켜서 그림으로 설명한 이 소책자가 초기 부흥사들의 단골 메뉴가 되었고 한국인의 마음과 토양을 바꾸어 놓았다는 사실에 유념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