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손상률 원로 목사)
멀린 2011.11.12 1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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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을 위한 시험
 
 

   사람들은 인물의 됨됨을 그릇으로 비유하곤 한다. 아무리 높은 지위에 올라도 거기에 걸맞은 인격이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그 일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손해를 끼치고 자기도 불행하게 된다. 말하자면 그릇이 안 되는 인물이라는 뜻이다. 하나님의 축복도 그릇의 크기에 알맞도록 부어주시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게 하신다. 하나님께서 축복을 하실 때 먼저 수용할 수 있는 그릇이 되는지 시험하시는 경우가 많이 있다.

  얼마 전 친구 목사님에게서 미국에 사는 어느 집사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집사님은 보스톤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분인데 믿음이 돈독하고 자기가 섬기는 교회와 대외적인 선교 사역에도 많이 헌신하는 사람이다. 그분은 십일조 생활을 철저히 하면서도 매일 첫 손님에게서 받는 돈은 전액 감사헌금을 하기로 하나님과 약속하고 그대로 실천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시험이 왔다. 그날은 낮 시간에 다른 손님은 아무도 없고 식당 전체를 예약한 단체손님이었다. 지금까지 처음 계산하는 손님에게서 받은 돈은 그대로 감사헌금 통에다 넣곤 했는데 그날은 첫 손님이 낮 시간 매출 전부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한국에 있는 목사님에게 전화를 걸어서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물어 왔더라고 한다. 목사님도 딱 부러지게 대답을 못하고 “전에 집사님이 하나님과 약속할 때 나와 의논 한 일이 없었지 않느냐? 이것도 집사님이 하나님과 의논해서 결정해라”고 했단다. 그 집사님에게는 그 일이 시험의 고비였다.
그 일 후에 IMF가 터지고 한국인들의 식당이 거의 문을 닫는 지경이 되었는데 그 집사님의 식당만 성시를 이루었다고 한다. 현지의 매스컴이 여러 식당을 몰래 다니며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소개하곤 했는데 그 집사님의 식당은 심해에서 바로 잡아 급냉 시킨 최고급 참치만 식자재로 쓴다는 보도를 해주었다. 많은 동업자들이 문을 닫는 불황속에서 살아서 남은 것만도 성공인데 생각지도 않은 메스컴이 선전까지 해주면서 대박을 터뜨리게 된 것이다. 그 집사님의 경험담을 들으면서 하나님께서는 큰 복을 주시기 전에 담을 수 있는 그릇의 크기를 먼저 시험하신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