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예람지기 2013.09.15 04: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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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한 산악회에서 등반을 나섰습니다.


전날 내린 많은 양의 눈으로 산은 온통 은빛이었습니다.


특히 이런 날은 더욱 조심해서 산을 올라야 하기 때문에 모두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산 중턱쯤 이르렀을 때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거세어져서 결국 그들은 아쉽지만 등반을 포기하기로 하고, 리더를 선두로 다시 되돌아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리더 뒤를 따라가던 어떤 회원이 앞을 보니 가까운 길을 택하지 않고 자꾸만 먼 길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리더에게 물었습니다.


“여보시오, 가까운 길로 가지 않고 왜 이렇게 자꾸 먼 데로 돌아가는 거요?”


이렇게 물어도 리더는 그냥 잠자코 따라오라고만 할뿐 계속 그 길을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가까운 길이 있을 텐데 구태여 먼 길로 돌아가다니….’라고 생각하며 리더를 따라가지 않고 자기 생각에 가까워 보이는 길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그는 얼마 가지 못해서 눈 속으로 빠져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