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벤에셀의 기념비
해마다 연말이 되면 사람들은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가 저물어 간다”는 말을 자주 쓰곤 한다. 그 다음 말은 새해에 소원하는 일이 이루어지기를 축원하는 덕담(德談)을 이어가게 된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 그 어느 때인들 다사다난함이 없는 때가 있었을까? 바다 위에 배 타고 행선하는 사람이 순풍에 돛을 달고 낭만적인 행해를 하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몰아치는 광풍을 만나 죽음의 고비를 겪어야 되는 경우도 흔하게 있는 것이다. 바람이 거칠고 물결이 높을수록 힘든 항해를 하게 되고 그런 과정을 거쳐서 무사히 포구에 들어오게 되면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된다. 올해도 죄와 마귀가 극성을 부리는 험한 세상에서 믿음을 지키며 여기까지 이르게 된 것에 감사해 마지않는다.
금년은 후암교회가 설립 된지 60주년 되는 해로 우리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감회가 깊은 한 해였다. 여러 가지 축하 행사와 기념사업도 벌이며 온 교인들이 같은 마음으로 동참한 것에 무한한 보람과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교회 설립 기념일에 축하 음악회와 임직식을 가졌고, 전교인 체육대회 때는 남녀노소가 어울려 축하의 한마당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각급 주일학교와 청년부에서는 하나님 나라의 꿈나무들답게 밝은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비전과 선교적인 열정을 발휘하면서 아름다운 추억들을 남기고 있다. 구역의 조직과 운영에 변화를 준 것이나, 각 전도회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봉사와 섬김에 활력을 불어 넣은 것이며, 그동안 침체 되었던 교회 기관지 <만세반석>을 격조 있게 새로운 모습으로 창간하게 된 것도 특기할만한 사업이었다고 본다.
60주년에 맞춰 자기의 집을 교회에 바친 성도의 아름다운 헌신이 있어서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선교관으로 봉헌하게 된 일 또한 주님께서 기념하실만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 보다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추구하여 해외 선교의 교두보를 확보 하는 일과 국내 개척교회를 시작한 것은 기념사업 중 가장 두드러진 사업임에 틀림이 없다. 충북 제천시 백운면 평동리 박달재 아래 세워진 백암교회는 도시 교회가 농촌지역을 섬기며 돌보는 모델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온 마을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아늑한 야산 자락에 625평의 대지를 확보하고 다양한 목회 프로그램에 활용 할 수 있는 공간을 넣어 120평 정도의 아담한 건물을 지어서 바칠 수 있게 되었으니 참으로 하나님의 은혜요 축복이라고 해야 마땅할 것이다. 이와 같은 일들을 이루기까지 온 교인들이 마음을 모아 주었고 그중에도 10억이나 되는 재정적인 현안을 위해 모두가 힘겨운 헌금을 마다하지 않은 것은 우리 교회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 자랑스러운 면모라고 할 수 있다.
교회는 그침 없이 변신을 해야 하고 세상을 향해서 도전하는 일을 시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거기 따르는 여러 가지의 시련도 있고 난관도 있지만 그래도 고비마다 개입하시는 하나님의 은고(恩顧 )가 있기 때문에 언제나 승리의 간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스라엘에 암흑기라고 불리는 사사시대 말기에 혜성처럼 나타난 사무엘은 미스바와 센 사이에다 에벤에셀의 기념비를 세워놓고 “여호와께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고 말한바 있다. 이 에벤에셀의 돌비야 말로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기념비인 동시에 찬란한 메시야 왕국의 도래를 알리는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오늘 우리는 2006년을 마감하는 송년의 시간에 맞추어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의 기념비로 표식을 하자. 그리고 대망의 새해에도 변함없이 주님의 길로 이끌어주실 불기둥 구름기둥의 싸인을 따라서 승리의 기념비를 세울 수 있도록 다짐하기로 하자.
출처 : http://www.hu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