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덕분에 먹고 사는가? 옛날 마게도냐의 알렉산더 대왕이 아프리카로 원정 갔을 때 있었던 일이다. 어느 부족국가 에서 이상한 재판이 벌어졌다. 같은 마을에 사는 두 사람이 서로 밭을 사고 팔았다. 밭을 산 사람이 쟁기로 밭을 갈다가 땅속에서 금덩이가 들어있는 항아리를 발견했다. 즉시 그 항아리를 짊어지고 밭을 판 사람에게 찾아가서 “여보게 내가 밭을 갈다가 이 항아리를 발견하고 가져 왔네. 진작 그런 것이 묻혀 있다고 말을 할 것이지!”하고 마루에다 내려놓았다. 그런데 밭을 팔았던 친구가 하는 말이 “내가 밭에 황금 항아리를 묻어둔 일도 없고 또 그런 것이 땅속에 있는 줄도 몰랐다네. 그것은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니 그냥 가져가게!” 이렇게 하여 두 사람사이에 승강이가 오갔으나 해결을 보지 못하여 결국 추장님에게 판결을 의뢰하게 된 것이다. 원고가 하는 말이 “추장님! 소인이 피고에게 밭을 산 것은 사실이오나 밭 값을 치를 때 그 속에 있는 금값은 치른 적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금덩이는 소인의 것이 아닌 줄 아옵니다”고 하였다. 이어서 피고는 “추장님! 소인이 원고에게 밭을 팔 때 흙이든지 돌이든지 그 밭에 속한 것은 남김없이 다 팔았으므로 거기서 나온 금덩어리는 당연히 원고의 것인 줄 아옵니다”고 하였다. 양쪽 말을 다 들은 추장은 한참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더니 드디어 입을 열고 하는 말이 “그대들에게 과년한 자식이 있는가?” 하고 물었다. 원고가 “예! 소인의 집에 열다섯 살 되는 여식이 있습니다”고 하였다. 이어서 피고가 “소인에게는 열일곱 살 되는 아들 녀석이 있습니다”하고 대답했다. 그때 추장은 “그대들 두 사람이 서로 사돈을 맺으면 어떻겠는가?” 하고 중매를 자청하였다. 두 사람 다 “추장님의 명령이시니 분부대로 거행 하겠나이다”하고 대답하였다. 그제야 추장은 “그러면 이제부터 내가 판결을 하겠노라. 그 황금덩이는 원고도 피고도 가지지 말고 앞으로 결혼 하게 될 젊은이의 것으로 결정 한다”고 선언 하였다. 처음부터 옆자리에 앉아서 재판과정을 지켜보던 알렉산더가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얼굴이 굳어 있는 것을 보고 추장은 “폐하! 혹시 소인이 재판을 잘못하기라도 했습니까?” 하고 물었다. 알렉산더 하는 말 “짐은 하늘 아래서 이런 문제로 재판 하는 일이 있다는 것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네”하였다. 이번에는 그 말을 들은 추장이 의아해 하며 “그러시다면 폐하의 나라에서는 이런 경우 어떻게 판결을 하시겠습니까?”하고 물었다. 알렉산더 하는 말 “짐의 나라에서는 그런 문제로 재판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는다네. 만약 그런 일이 생겼다면 원고와 피고는 서로 자기 것이라고 싸웠을 것이고, 재판장은 그들에게 ‘이놈들! 그런 것이 있으면 냉큼 나라에 바칠 것이지 이게 무슨 짓이냐?’고 야단을 쳐서 빼앗아 버렸을 것이네”라고 대답하였다. 이번에는 추장의 얼굴이 굳어졌다. “폐하! 당신의 나라에도 논과 밭에 곡식이 익고 산과들에 과실나무가 열매를 맺습니까?”하고 물었다. 왕이 “그렇다”고 대답을 했다. 추장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다시 묻기를 “그렇다면 그 나라에 뛰어다니는 짐승들과 날아다니는 새들도 있겠군요”고 하였다. 왕이 또“그렇다”고 하니 그제야 추장은 “그러면 그렇지, 창조주께서 그런 나라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실 리가 없는데 폐하의 나라 사람들은 짐승들과 새들이 먹으라고 주신 곡식과 과실을 빼앗아 먹고 사는군요”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