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이야기 우리 집에는 몇 년 전부터 아이들이 유학으로 혹은 선교사로 외국에 나가 있어서 명절이 되어도 모이지 못하고, 보고 싶을 때도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 주려고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식구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대화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믿음의 가문>이라는 이름의 카페를 개설하고 각자가 현지에서 보고 느낀 것과 아이들의 근황을 글과 사진으로 올려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일본에 선교사로 나가있는 막내딸이 자주 글을 올리는데 그 아이는 일상적인 이야기라도 상당히 재미있게 표현하기 때문에 모두들 거기에다 댓글을 달고 논평을 하여 기쁨조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 선교사 가정에는 사내 아이 둘이 있다. 큰놈은 초등학교 1학년이고 작은놈은 아직 유치원생인데 매일 저녁 저희 내외가 두 아이를 데리고 성경을 교독하면서 가정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창세기 12장을 보던 중 아브람이 75세에 고향을 떠나 가나안으로 갔다는 내용을 읽고 큰놈이 말하기를 “아빠! 우리도 아브람처럼 한국을 떠나 일본에 선교사로 왔지!”라고 하여 “그렇다”고 대답을 하며 은혜로운 마음으로 기도를 했단다. 그런데 그 이튿날은 아브람이 기근을 피하여 애굽에 내려갔는데 사라가 너무 예뻐서 누이라고 거짓말을 했다는 말씀을 읽고는 아이가 갑자기 심각한 얼굴로 “아빠... 좀 이해가 안돼요”라고 했다. “뭐가 이해가 안 돼?” 그러자 “어제 아브람이 75세에 고향을 떠났다고 했는데, 바로왕을 만났을 때도 75세가 넘었을 테고, 그럼 사라도 한 70살은 됐을 것인데..., 70살 할머니가 뭐가 예쁘다고 거짓말까지 해요?” 이 아이는 손가락으로 숫자를 헤아리며 열심히 자기의 논리를 펴 나갔다. “...통영에 사는 우리 할머니도 70살인데 많이 늙어서 예쁘지 않잖아요...” 이 당돌한 질문에 당황한 아비가 대답하기를 “진아! 네 말도 맞는데 그때는 기본이 500살 정도 살았기 때문에 70살이면 아가씨야!”라고 했더니 그제야 머리를 끄떡이며 “아∼! 그렇겠구나!”라고 하더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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