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機會)라는 것
사람들은 흔히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한다. 또 가진 것이 많이 있으면서도 핑계를 대며 베풀지 않는 사람을 보고 “마음만 있으면 무슨 일인들 못하랴!”고 하기도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남보다 많은 것을 누리며 살아도 베풀려는 마음이 없는 사람은 말만 있을 뿐이고 행동이 따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만은 아니다. 실제로 마음은 굴뚝같지만 전혀 여의치 못한 경우가 있다. 대부분은 좋은 시절, 주어진 기회를 놓쳐 버리고 뒤늦게 후회 하면서 내어 뱉는 넋두리 일수는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안겨주는 아픈 교훈이 되기도 한다. 며칠 전 어느 행사에서 어떤 목사님이 간증한 말씀이 생각난다. 성도들이 많이 모이는 좋은 교회에서 비전 있는 목회를 하고 있는 훌륭한 목사님인데 요 근래에 오랜 병원생활을 하면서 건강 문제로 고생을 하곤 하였다. 몇 년 전부터 모 대학에 적을 두고 틈틈이 그가 전공해 온 학문을 연구하였다. 힘들게 논문을 완성하고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나 곧바로 대장암 수술을 받게 되었다. 그분의 생각에는 교회가 안정되고 당회원들이 기쁜 마음으로 후원을 해 주어서 공부를 하게 되었으니 학위를 받고나면 그동안 못 돌보았던 교인들을 살피며 목회에 전념하려고 마음먹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혀 뜻밖의 상황이 생겨 오랜 시간 생사를 넘나드는 병상에서 마음고생을 겪게 되었다. 다행히 그 목사님은 몇 차례 항암치료를 받으며 많이 호전되어 거의 건강을 되찾게 되었다. 금년 들어서는 나름대로 목회의 제반 계획과 일정을 짜놓고 의욕적인 사역을 시작하였는데 이번에는 운전 중 접촉사고를 내고 왼쪽팔에 골절상을 입었다. 어려운 부위가 상했기 때문에 상당한 기간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 목사님은 “마음은 있어도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더라”고 하였다. 이는 “마음의 경영은 사람에게 있어도 말의 응답은 여호와께로부터 나오느니라”는 말씀의 고백이기도 하였다. 우리에게는 마음에 있는 선한 일의 기회가 얼마나 주어져 있을까? 또 그것을 어떻게 선용하고 있는가? 곰곰이 짚어볼 일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