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어린이 합창단
자식에게 거는 부모의 욕심은 끝이 없다. 나에게 없는 달란트를 자식에게 기대하게 되고, 내가 못한 일을 자식을 통해서 이루기를 소망하는 것이 보통사람의 욕심이 아니겠는가. 몇 일 전 미국에서 큰 며느리가 e-메일로 글을 보내왔는데 오는 5월 31일 토요일 저녁 6시에 해원이와 민규가 ‘PK 합창단원’으로 첫 공연을 하게 된다고 한다. 1년 전부터 남가주 목회자 자녀 합창단에 가입하여 매주 토요일마다 연습을 한다는 말은 들었으나 그때는 예사롭게 생각했다. 나는 원래 음악적 재능이 없기 때문에 교회에서 찬양을 잘 하거나 그 방면의 은사가 있는 사람을 몹시 부러워했다. 두 아들을 결혼시킬 때도 우리집에 들어오는 며느리는 키가 크고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키가 큰 처녀를 원한 것은 원래 팔 다리가 몽땅하고 키가 짧은 것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고, 노래 잘하는 사람을 찾은 것도 우리에게 없는 은사를 들어오는 사람에게서 채워 보려는 욕심때문이었다. 다른 집과 달리 음악적인 DNA가 없는 혈통이다 보니 손주들이 합창단의 일원으로 무대에 선다는 소리만 들어도 대견하고 신기하게 여기게 된 것이다. L,A 지역에 한국인 목회자나 유학생 가정이 많이 있는데 대부분 어려운 환경에서 부부가 여러 가지 일에 접하며 시간에 쫓기기 때문에 아이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여 목회자 사모 가운데 한분이 ‘목회자 자녀(Pastor's Kid)합창단’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처음 22명이던 아이들이 일 년을 지나오면서 점차 입소문을 타고 지금은 42명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주말마다 연습 모임에 참가하는 어린이들이 서로 동질감을 느끼며 잠재된 재능을 발휘하는 가운데 많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오렌지 카운티 제일 장로교회에서 가진 ‘사랑의 찬양제’에 한 파트로 출연하지만 오는 여름에는 디즈니랜드 야외공연이 계획되어 있고, 앞으로는 양로병원을 비롯한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자선공연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소식을 접하면서 나는 우리교회도 어린들의 감성과 소질을 살리고 발전시킬 수 있는 문화적 콘텐츠를 개발해야 되겠다고 생각하였다. 감수성이 빠른 시기에 다양한 소질을 잘 다듬어서 표현하는 기법을 키워주고 스스로 자긍심을 갖게 하는 것도 교회교육의 중요한 효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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