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老) 권사님의 당부
재작년에 돌아가신 故 최정열 권사님은 우리교회 최초의 신자 중 한 분이었다. 93세까지 장수하셨지만 돌아가실 무렵까지 맑은 정신력으로 기도하는 일을 쉬지 않으셨다. 최권사님은 평소 “무슨 일이나 기회가 주어졌을 때 일을 해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때가 온다.”는 말을 자주 하였다. 나에게도 몇 번이나 “하나님께서 그만 두라고 하시기 전에 내가 먼저 그만두겠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마세요.”라고 했다. 권사님은 젊어서부터 교회일이라면 늘 앞장서고 열심히 봉사하셨는데, 어느 때 이제 그만 하겠다고 작심을 했더라고 한다. 그런 생각을 한 후 이유 없이 허리를 못 쓰고 꼼짝 못할 지경이 되었는데 그제야 하나님의 뜻을 거역해서 생긴 결과라고 여기고 철저하게 회개했더라고 한다.
지난 12월 31일 나는 어느 권사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전화에 대고 권사님은 대뜸 “오늘 금년을 마지막 보내는 날에 목사님께 꼭 전해야 될 말이 있어서 전화를 했습니다.”하고 말문을 열었다. 내용인즉 오래전에 내가 권사님에게 어느 중요한 부서의 책임을 맡아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권사님이 못하겠다고 거절을 했다는 것이다. 나는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권사님은 그때 일에 대한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다. 권사님은 “저가 목사님 요청을 매정하게 거절하고, 두 달 후 남편이 쓰러져서 5년 동안 꼼짝 못하고 거기 매달려 살았습니다. 바빠서 교회일을 못하겠다고 했더니 하나님께서는 다른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묶어 놓으시더군요.”라고 했다. 고 최정열 권사님이 늘 하셨던 말씀과 같은 내용이었다. 권사님은 “벌써부터 목사님께 이 말을 하고 용서를 구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용서해 주십시오. 잘 못했습니다”라고 하였다. 나는 전화기를 들고 같이 기도하는 것으로 대화를 마쳤다. 누구나 다 생각해 봐야할 일이다.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가는 우리들이 하나님의 요청을 거절하고도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출처 : http://www.huam.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