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부 목회자 칼럼
greensea 2010.02.24 08: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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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의 무모함으로 인해 배가 침몰한다.

아수라장으로 변한 바다 위...

 

뜨거움에 눈을 뜨니

나무통박스에 매달려 있는 나...

아무도 없다.

섬도 보이지 않는다.

 

배고프고 힘이 없다.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

보고 싶은 사람이 있고

하고 있던 멋진 일이 있고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이 있다.

 

함께 떠 있는 나무 조각을 줍는다.

난 할 일이 있다. 시간이 있다.

줄을 만난다.

주운 것들로 나만의 배를 만들어간다.

못쓸 것들을 주워서 귀하게 사용한다.

 

자그마하지만 돛도 만들고,

키도 만들었다.

낚시대도 만들었다.

바람이 허락하면 가고

불허하면 서고...

 

이런 감사할 수가

나무통박스에 음식이 있다는 걸 모르고 지냈다.

 

남들이 버린 것들,

난파된 곳에 흘러나온 것들이

나에게 새로운 힘이 된다.

완벽하게 주어진 상황과

도중에 문제가 있으면 괴로워 하던

내가 이런 것들에 의존하고 있다.

 

살아야 하는 믿음과

의식주의 해결법을 찾고 있다.

이젠 이 망망대해의 삶도 나쁘진 않다.

 

위협적으로 보이던

상어도 고래도 이젠 나만의 동물원이 되어준다.

 

'신은 정말 있는 것인가?'

신이 있다면 난 왜 이렇게 있어야 하는가?

그래 난 그 신을 믿지 않고 있잖아.

힘들고 어려울 때만 신적인 존재를 찾는 나.

그런 나를 신이 좋아하실까?

이 시간으로 신이 초대하신 것은 아닐까?

내가 죽으면 신이 나를 반길까?

 

이 동물원도 신이 만드셨다고 했다.

그럼 인간인 나도 신이 만드셨나?

생각하니 재밌네.

바빠서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지금 나에겐 이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

 

이 바다에서 이 문제를 풀고 싶다.

섬이나 배를 만나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섬이나 배가 나타나서 방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어차피 난파선에서 죽을 수도 있었다.

어차피 죽은 인생인데 덤으로 살고 있지 않은가?

신과 나의 관계가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을 더 힘들게 한다.

이것을 어느 정도 해결하지 않으면

더 살아도 무의미할 것 같다.

그렇구나!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살려 준 것이구나.

'신이여. 남들이 말하는 하나님이여. 어디 계십니까?

지금 나를 보고 계십니까? 저는 당신을 볼 수 없습니까?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말동무도 없고, 심심하네요.

당신이라도 내 말동무가 되어주시지 않겠습니까?

보시다시피 전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들어주시던 말든...

당신이 저를 만드셨나요?

당신이 저를 살리셨나요?

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