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손상률 원로 목사)
멀린 2009.09.27 16: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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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의 맑은 물(9.27)

 

지난 주간 제94회 교단총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울산에 갔다가 그곳에서 매우 희망적인 현장을 보았다. 울산의 상징인 태화강을 중심으로 도시 전체가 아름답게 잘 가꾸어져 있고, 청·장년 중심으로 이루어진 젊은 도시의 활력을 볼 수가 있었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 양쪽에는 깔끔하게 다듬어진 체육공원이나 야외 공연장, 그리고 여러 가지 조형물과 예술품으로 문화적 수준을 돋보이게 하였다. 그중에도 태화강을 흐르는 맑은 물은 바다에서 올라왔거나 민물에서 서식하는 각종 물고기들이 자연과 환경의 회복을 증명해 주었다.

울산은 1962년 최초의 공업특구로 지정된 후 우리나라 근대화, 산업화의 상징적인 도시이다. 나는 1972년 울산에서 잠시 전도사로 시무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정유공장이나 석유화학 단지를 중심으로 내뿜는 연기와 가스가 대기를 오염시켜 눈이 따가웠고 악취로 머리가 아프기도 했다. 태화강물은 완전히 오염되어 죽 강이 되었고, 도시 곳곳에는 공장 건설에 따르는 소음과 먼지며 외지에서 몰려오는 사람들로 인하여 많은 사건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그 뒤에 대형 공장이 들어서면서 연일 이어지는 노사분규는 상징처럼 되기도 했었다. 아직도 나의 머릿속에는 그때의 좋지 않은 인상이 남아 있었는데 이번에 며칠 지내면서 도시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가? 의아해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투자를 많이 해서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돈만 가지고 될 일은 아니었다. 3일째 되는 날 축하 인사차 방문한 그곳 시장님의 이야기를 듣고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몇 년 동안 행정관서나 국가기관 뿐 아니라 기업체들과 시민들이 모두가 합심하여 자연과 환경 회복에 매진한 결과라고 했다. 기업체나 노동현장에서도 극렬한 노사분규 대신 서로 협력하는 상생모드로 전환했다고 한다. 울산 시민 백십오만 명 중에 백만 명 이상이 외지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그 도시에는 전국의 수백 개 시, 군을 대표하는 향우회가 있다고 한다. 저마다 다른 개성과 서로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있지만 그것을 조화시키면서 지역발전의 동력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마침 그 기간 동남아 여러 나라에서 환경 담당 공무원이 그곳을 찾아와 공해 도시가 클린도시로 바뀌게 된 환경정책의 비결을 연수받고 있었다. 결국 마음이 바뀌면 사람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면 환경도 바뀐다는 것이다. 성실하게 교회를 섬기는 크리스천 시장님은 각 교회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깨끗한 도시’(聖市化) 운동이 큰 몫을 한다고 했다.

 

출처 : http://www.hu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