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목사가 말하는 '한국 교회 개혁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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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8.0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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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라이프] 100주년기념
교회 이재철(61) 목사가 설교집 ‘사도행전 속으로’(홍성사)를 출간했다. ‘요한과 더불어’ 이후 6년만이다. 2005년 7월 10일 담임목사 취임 직후부터 2006년 3월 12일까지 100주년기념교회 주일
예배에서 했던 설교를 엮은 것이다. 설교 본문은 사도행전 1~2장이다. 행동하는 그리스도인들이었던 초대 교회의 신앙으로 한국 교회의 모습을 성찰하려 했던 이 목사의 의지가 묻어난다. 개혁적인 목소리가 짙게 묻어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크리스천이란 교회의 주어이신 주님의 동사가 되기 위해 예배당 안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예배당 밖 일상에서도 자신의 손과 발을, 자신의 삶을 온전히 내어 드린
사람이다. 교회는 오직 주님께서 주어 되실 때에만 참된 교회일 수 있다.” 지극히 당연한 이 말이 한국 교회에겐 쓰라림으로 다가오는 것은 한국 교회가 그만큼 몸살을 앓고 있다는 반증이다.
한국 교회의 내일을 알려주는 주일학교와 청년 예배에
대해 이 목사는 “교회 학교의 대부분
프로그램이 아이들의 흥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프로그램의 중심과 무게가 하나님에게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아이들의 재미에 집중돼 있다”며 “그
결과 예배가 절대자이신 하나님께 대한 절대적인 굴복의 시간이라는
가장 중요한 신앙 훈련이 결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자세로는 매주 교회를 다닐지라도 결국 청년기에 가서는 하나님을 외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 목사의
주장이다.
청년 예배에 대해서는 “열정적이고 뜨겁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청년 집회 인도자 대부분이 사회 경험이 없는 젊은이들인 점은 매우 부정적인 면”이라면서 “집회의 뜨거움이 예배당 안에서만 맴돌 뿐, 그 열정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세상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신앙 열정이 이 냉혹한 현실 세상에 닿기도 전에 식어 버리고 만다”고
지적했다.
교회마다 벌이고 있는 다양한 나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자기희생이 결여된 교회의 나눔은 자칫 교회가 생명에서 멀어지게 할 것이라는 우려다. “언제부턴가 교회에서 나눔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요즘 기업도 여러 형태의 나눔에 앞장서는데, 나눔 그 자체는 사랑이 아니다. 자기 쓸 것 다 쓰고 남은 것을 나눈다면 처분일망정 사랑은 아니다. 자기희생을 결여한 나눔은 자선일 수 있으나
성경이 말하는 사랑일 수는 없다.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교회에서 나눔이 강조되고 실행되고 있지만 오히려 교회가 날로 생명과 멀어지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사랑은 오직 자기희생의 모판 위에서 생명의 열매로 거두어진다.”
결혼 적령기의 기독 청년들은 대부분 배우자를 위한 기도 목록을 갖고 있다. 거기엔 외모, 학력, 직업 등 구체적인 조건까지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이 목사는 “자신이 가장 이상적이라 여기는 외모와 조건의 배우자를 마음속으로 그린 뒤, 그 그림에 부합하는 배우자를 달라고 기도하는 신앙은 인간이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하고 상관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우자의 외모 등 세세한 조건까지 자신이 결정해 하나님께 통보한다면 그 자신이 하나님이요, 결국 하나님을 하수인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선교와 관련해서도 이 목사는 “가장 이상적으로 꼽히는 선교사는 선교 현지에서 괄목할 선교 사업을 추진하면서 자기 홍보에도 능해 막강한 후원 조직을 가진 분들로서 이들에겐 선교 후원금도 몰리게 된다”면서 “선교지에서 정말 예수님의 손발이 되어 수고의 땀을 흘리면서도 정작 자기 홍보의 능력을 지니지 못한 선교사들이 있다”며 “이런 분들이야말로 한국 교회가 관심을 두어야 할 대상이지만 안타깝게도 자기 홍보가 미흡한 까닭에 이런 분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한국 교회가 보수, 중도, 진보로 분열·대립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이래가지고는 이념, 계층, 세대, 지역별로 찢어질 대로 찢어진 우리 사회의 통합을 위한 교회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다”며 “참된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교회를 이루는 사람들이 교파와 교단의 장벽을 뛰어넘어 자신과 생각이나 주장이 다른 사람일지라도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교회의 직분제에 대해서는 계급제
도로 변질됐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목사는 “120년 전 미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장로제도는 한국의 가부장적 제도 및 한국 특유의 수직적
인간관계와 접목되면서 철저한 계급제도로 변질됐다”며 “목사를 포함한 장로를 계급으로 여겼기에 장로에 이르기 위한 과정으로 간주된 서리
집사와 안수집사도 계급이 되었고, 성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권사 직분은 결과적으로 여성을 위한 계급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 개신교회에서 중에서 한국 교회만 유독 시대착오적이면 용도 폐기해야 했을 낡은 옷을 그대로 입고 있다”며 “오늘날 한국 개신교회의 모든 문제는 따지고 보면, 봉사를 위한 직분이 수직화되고 계급화된 이 낡은 옷에서 초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직적이고 계급화된 인간관계에서는 참된 사랑이나 봉사가 불가능하고,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사람 수가 아무리 많아도 참된 교회를 이룰 수 없다”며 “한국 교회 개혁의 궁극적 목표도 교회의 수직적 인간관계와 그릇된 계급제도를 극복하고 새로운 옷을 입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개혁은 인간의 깃발이나 구호, 운동이나 프로그램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개혁은 우리 각자가 하나님의 말씀 앞에 겸손해지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자신을 새롭게 하고, 우리를 통로 삼아 세상을 새롭게 하는 것만이 후유증 없는 참된 개혁이라는 것이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