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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2001.07.29 18: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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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그녀
곽재용 감독/ 차태현, 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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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9년 8월 부터, 나우누리에서 견우74라는 아이디로 유머란에 연재되었던 대학생 김호식씨의 콩트가 영화화 된다는 소식에, 솔직히 어떤식으로 짜여질까? 조금은 궁금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의 글속에서 보여지던 사실성을 영화라는 표현수단으로 제대로 묘사 하고, 재현해내려고 하는 과정이 제 주된 관심사였다는 것 또한 틀림이 없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바라는 전반적인 이야기의 형태라던가, 내용도, 제목 그대로 엽기성을 강조한 부분이었음을 이 글을 쓰면서 먼저 밝혀두는 바입니다. 하지만, 말이죠, 그다지 큰 실망은 아니지만, 제가 영화를 보면서, 먼저 느낀 감정은 기대만큼은 못했다는 것과 실망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영화의 주관성을 잃어버리고, 끝에서는 결국은 멜로 형식의 사랑의 결말만을 내리고야 마는 허구성 말입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그냥 그랬어.. 라는 결론을 먼저 내리고, 글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2. 이런 식의 구성이 된 데에는 아무래도 감독의 영향이 가장 컸을거라는 생각입니다. 감독은 그간 멜로영화 위주로 영화를 찍어왔던 곽재용 감독인데, 이 곽재용 감독을 잠깐 소개하자면, 옥소리, 이경영 주연의 <비오는 날의 수채화> 2부작을 찍었고, 이경영, 이미연 주연의 <가을여행>을 찍었던 감독이랍니다. 한데, 그간 이 곽재용이라는 감독의 영화 스타일 자체가, 아름다운 영상미를 내세우는 대신의 스토리 전개의 어이없음과 구성의 허술함, 캐릭터 묘사의 빈약성이 돋보이던 감독이었다는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그런 스타일은 이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납니다. 후반에, 나무아래에서의 장면 장면은, 그의 특성 답게 괜찮은 영상미를 제공하지만, 좀더 앞과 뒤가 철저하게 맞아 떨어지는, 영화속 줄거리 형태라기 보다는, 모든게 우연처럼 맞아 떨어지는 구성 자체는 저같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는 보는 즐거움 보다는 약간의 짜증까지 내세우게 만드는것입니다.
게다가, 초반의 강했던, 엽기적 그녀의 이미지상이 후반으로 갈수록, 약해지는건, 무엇때문일까요? 단순히, 그녀가 변해가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면 되는것일까요?

3.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런식의 구성은 싫었습니다. 말그대로 엽기를 원했던것 같습니다. 특이한, 두 주인공의 데이트와 행동이 어느정도 그들의 엽기성을 말해주지만, 그 단계를 넘어선, 엽기성을 이 영화에서 바랬던게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 엽기성을 바랬던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보여준것은.. 어느정도 상상이 가능한 엽기정도였다는 것밖에 없고요. 무엇보다도, 영화 자체로 승부를 하려고 했다기 보다는, 차태현, 전지현을 내세운 스타플레이어급 영화였다는데에 감정이 상하고 마는 것입니다. 다른 배우가, 이 두주인공의 배역을 맡았다면 어땠을까요?
그냥 그런 범작에 그친것이 아쉬워서 주절주절 거렸습니다.

2001. 7. 29. 일요일 정동스타식스 극장에서 조조로..

Rainbow Cha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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