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는 곳에 눈이 내렸다.
어릴 적 눈 장난을 하고 있을라치면,
지나가던 어른들이나, 동네 어른들 누구나 할 것 없이,
장난 좀 살살하라고 하셨고,
심지어는 혼내기까지 하셨다.
그 때, 나는 그 어른들이 미웠고 싫어 했다.
왜 놀지도 못하게 하느냐고,
눈을 가지고 놀면 얼마나 재미있는데 속으로 말하면서 말이다.
오늘 눈이 멈추자 마자,
기다리지도 않고 빗자루를 들고 밖으로 나가 눈을 쓸어 내렸다.
쉬는 시간이 되기 전에, 학생들이 오기도 전에.
이유는 하나였다.
학생들이 눈에 미끄러져 다칠까봐.
학생들은 섭섭했을 것이다.
눈 위에 발자국도 내고 싶었을 것이고,
눈뭉치라도 만들어서 재미있게 놀고 싶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