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서도 이따금 내 딸처럼 신분을 위장(?)하려는 사람이 있다. 선대부터 오래도록 신앙생활을 해왔거나 또는 다른 교회에서 중직을 맡아 봉사하던 사람들이 그 사실을 밝히지 않고 초신자처럼 행동하려고 한다. 이런 경우는 교회의 생리를 잘 아는 사람들어서 처음부터 자기의 신분을 노출시켰을 경우 활동에 제약이 따를 것 같고, 또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까 염려하는 생각이 작용하는 것 같다. 한참 동안 그냥 지내면서 차차 정이 들고 익숙해지면 그때 가서 자연스럽게 알려지게 되고 스스로 마음이 내켜져서 봉사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자기 편하게 행동하도록 지켜보면서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신앙생활이란 사람과의 관계에 앞서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하나님께 받은 은혜와 직분을 도외시할 수가 없다. 자기를 감추고 살아가는 것이 자유로울 것 같지만 오히려 하나님께는 죄송스럽고 사람과 사이에서도 거북할 때가 많다. 목회를 하는 중에 간혹 이런 식으로 자기 편리한대로 생각했던 사람들이 뒤늦게 찾아와서 실토하는 것을 더러 경험을 한다. 주위의 환경이나 분위기에 너무 예민하다 보면 하나님의 얼굴이 멀어질 때가 있다. 지나친 자존심이나 피해의식 같은 것에 얽매이지 말고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가지면 훨씬 편하고 여유가 있게 될 것이다.
출처 : http://www.hu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