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외국인 친구와 함께 전통 시장의 골목을 구경하다가 어느 가게에서 요강이 진열된 것을 보았다. 그 서양 사람은 둥글둥글하게 생긴 용기에 뚜껑이 덮여있는 요강을 보더니 거기서 눈을 떼지 못하고 연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이것의 용도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화장실 문화가 다른 서양 사람에게 옛날 우리나라의 통시깐 문화나 그중에도 방안에서 용변을 볼 때 사용되었던 요강을 설명할 수가 없었다. 생각하던 끝에 ‘어항’이라고 했더니 그 사람은 ‘이런 어항은 처음 보았다’고 하면서 기어이 사겠다고 우기는 바람에 진땀을 뺐다는 것이다.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문화적 정서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또 한편 최첨단 문명의 이기를 누리면서도 오히려 이런 것에 실증을 느끼기도 한다. 옛날 어려웠던 시절에 어쩔 수 없이 겪었던 일들이 지금은 아련한 추억이 되고 오히려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때 그 열악한 상황에서 그렇게라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만들어 낸 문화가 지금은 자랑(?)거리가 되니, 참 아이러니하다.
출처 : http://www.hu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