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손상률 원로 목사)
예람지기 2008.01.20 18: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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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과 관리의 중요성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장 이상규(李象奎)박사는 호주의 멜버른(Melbourne)에 있는 장로회 신학대학에서 장학생으로 공부하신 분이다. 역사신학을 전공한 그분이 초기 한국교회사를 공부하기 위해 머나먼 호주에까지 가게된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19세기 말 호주에서 온 선교사들이 복음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 전도의 씨를 뿌리고 교회를 세우는 등 깊은 관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박사는 대학에 몸담고 있는 교수이면서 초기 한국교회역사에 숨겨져 있는 많은 자료를 발굴하고 이를 체계화하여 이론적으로 정리해 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금도 부산과 경남을 중심으로 선교사들에 의하여 세워지고 발전해온 교회역사를 연구하여 ‘부산 지방 기독교 전래사’를 편찬하는 등 뜻을 가진 분들과 함께 학회를 이끌고 있다. 이상규 학장이 교회사 분야 가운데 하필 한국교회사에 관심을 갖고 여기에 전념하게 된 이유를 나는 잘 모른다. 그러나 그분이 한국교회의 역사를 연구하기 위해 호주로 유학을 갔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간혹 일기를 쓰고 개인의 업적을 남기고자 하는 일에는 열심히 있는 반면 어떤 조직이나 공동체가 생성되고 발전해온 역사적인 사건들을 객관성 있게 만들어 놓는 일은 익숙하지 못하다. 후학들이 이 방면에 연구를 하고 배우려 해도 정리된 자료를 구할 수 없어서 가장 큰 애로를 겪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규교수가 그곳 대학에서 연구하는 동안 그 학교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는 한국교회와 관련된 자료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부산과 경남 지역에 선교사를 파송했던 그곳 빅토리아(Victoria)장로교 선교부에서는 현지의 선교사들이 정기적으로 보내온 보고서를 통해서 교회의 생성과정과 발전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하여 보관해 두었던 것이다. 이런 것은 선교사들의 책임 있는 공인 의식과 선진국 사람들의 성숙된 정서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이에비하여 당사자인 우리나라 교회나 교단에서는 자기들에 관한 일임에도 자료의 기록과 보관과 관리의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중요한 역사를 방치하거나 남의 손에 의존하는 후진성을 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성도가 하나님께 받은 은혜와 축복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를 잘 가꾸고 관리하려는 노력과 책임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출처 : http://www.hu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