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손상률 원로 목사)
예람지기 2008.02.03 18:36:25
1932

금메달 보다 더 귀하고 아름다운것

 

    세계인을 열광시키고 마음을 하나 되게 하는 것이 스포츠의 매력이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경기에서나 또는 세계 선수권을 놓고 겨루는 각종 경기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정상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되면 선수 개인과 함께 그가 대표로 하는 나라에까지 큰 영광을 안겨주곤 한다. 그러나 엄격하게 말해서 스포츠의 가치는 나타난 결과에 못지않게 경기자의 마음가짐과 자세(Sportman Ship)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간혹 지나친 승부욕 때문에 규칙을 위반하거나, 약물 복용과 같은 비신사적인 일로 불명예와 오점을 남기는 경우도 있다. 그런가하면 한 치의 양보 없이 치열하게 경합하는 냉혹한 승부의 현장에서도 그것을 뛰어 넘는 따뜻한 인간애가 발휘될 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내기도 한다.

    최근에 내가 본 월간잡지 금년 1월호에는 ‘금메달을 포기할 때’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예화가 소개되어있다. 승리보다 오래 기억되는 패배가 있을 수 있을까? 1980년에 국제자동차경주가 스위스에서 열렸다. 스위스 선수와 이탈리아 선수가 우승후보 1순위로 거론되었다. 역시나 시합이 열리자 두 선수가 선두권을 유지하며 치열한 경쟁을 하였다. 두 선수가 1,2위를 다투다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두고 이탈리아 선수가 앞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 뒤를 스위스 선수가 따라 붙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탈리아 선수의 승리가 분명해 보였다. 그때 갑자기 이탈리아 선수의 차가 뒤집혔다. 차체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뒤따르던 스위스 선수는 골인지점과 연기가 피어오르는 자동차를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이대로 계속 달리기만 하면 승리는 분명 스위스 선수의 차지였다.

    ‘큰일이다! 저 친구를 구애야 해’ 그는 차를 세우고 소화기를 꺼내 경쟁자의 자동차로 다가가 불을 껐다. 구급대가 도착했고 이탈리아 선수는 무사히 구출됐다. 그날 금메달은 전혀 다른 선수에게 돌아갔다.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은 금메달을 딴 선수보다 금메달을 포기한 스위스 선수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금메달은 매년 한명에게 주어지지만 스위스선수 필립 루와 같은 사람은 몇 십 년에 한명 나오기도 흔치 않기 때문이다.

출처 : http://www.hu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