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의 미담 주일 낮 예배 후 제1여전도회 회장과 부회장되는 권사님이 예고 없이 내 방에 들어섰다. 평소 보다 밝은 얼굴로 매우 기분 좋은 소식을 가져 오는 사람처럼 나타난 것이다. 지난주 월례회 때 일어난 일을 소개하며 목사님께 보고 드려야 할 것 같아서 찾아왔다는 것이다. 내용인즉 네팔에서 사역하는 탁정희 선교사로부터 보내온 선교편지와 그가 부탁한 기도제목을 내어놓고 같이 기도하자고 했다. 탁정희 선교사는 네팔의 수도 카투만두에서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경영하고 있는데 그 아이들이 자라서 지금은 중학교로 발전하게 되었다. 얼마 전 교사로 사용하던 건물을 주인이 비워달라고 하여 불가불 다른 곳에 학교를 옮겨야 될 사정이 생겼다. 이 문제를 두고 후원교회와 성도들에게 물질적 도움과 기도를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 온 것이다. 월례회를 하는 자리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가지고 다 같이 기도하자고 했는데 회의가 끝날 무렵 어느 회원이 현금 5천원을 들고 나와서 탁정희 선교사의 학교건물 구입에 보태 달라고 했다. 이어서 다른 회원도 5천원을 드린다고 했다. 이렇게 하여 여기저기서 할머니들이 1만원 또는 2만원, 자원하는 헌금을 내기 시작했다. 결국 거기 있는 모든 회원들이 저마다 꼬불쳐 놓았던 용돈을 털어 그 운동에 동참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즉석에서 모여진 돈 60만원과 헌금자의 명단이 적힌 종이를 같이 가져왔다. 나를 찾아온 회장단은 사전에 계획했던 일도 아니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유도하지도 않았는데 우연찮게 일이 이렇게 진행된 것을 보고 내심 놀라워하며 또한 큰 기쁨과 보람을 가누지 못하는 듯 했다. 성경에는 가난한 과부가 연보궤에 넣은 두 렙돈과 옥합을 깨뜨리고 값비싼 향유를 예수님께 부어드린 여인의 헌신을 높이 평가했다. 여기 제1여전도회 할머니들의 미담도 여러 사람에게 잔잔한 감동을 줄 것이다. 자원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내어놓는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액수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이처럼 아름다운 헌신과 섬김이 있어서 이 땅에 복음이 확장되고 여러 곳에서 선한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주님께서는 기쁘게 여기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