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패밀리
재작년 여름 아내와 함께 아이들이 살고 있는 캐나다와 미국을 다녀 온 일이 있었다. 우리가 밴쿠버의 작은 아들 집에 있는 동안 미국에서 큰 아들의 식구가 3박4일간 자동차를 타고 올라와서 합류하게 되었다. 한집에 네 명씩 두 집 식구 여덟 명과 우리 둘까지 열 명이 한꺼번에 만났으니 시끌벅적 하기도 하고 오랜만에 아들들과 자부들, 그리고 네 명이나 되는 손주들과 어울려 지낸 것이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아이들 다 키워 내보낸 다음 조용하게 지내왔던 우리 부부나,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해 온 아들들도 저희끼리만 사는데 익숙해 있었을 것이니 며칠간이라도 많은 식구가 한집에서 북적거리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10여 일을 같이 지내고 우리는 미국 식구들과 함께 LA로 가게 되었는데 떠나는 날 아침 작은집 아이들도 국경까지 배웅하고 돌아서려는데 여섯 살짜리 정원이가 통곡을 하며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다. 한참동안 마음이 아리는 것을 뒤로하고 미국으로 갔는데 거기서도 일주일쯤 있다가 돌아올 때 또다시 그런 일을 당하게 되었다. LA공항에서 짐을 부치고 출국수속을 하며 검색대를 통과한 후 뒤를 돌아보니 아들이 손을 흔들고 있는데 그 옆에 선 해원이는 연신 눈물을 줄줄 흘리며 울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만나는 즐거움과 헤어지는 아쉬움이 있지만 간 데마다 이렇게 어린것들을 울려 놓고 떠나오는 것이 못내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게 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들에게서 잘 도착 하셨느냐는 문안전화가 걸려왔다. 우리는 딸아이가 울고 섰던 것이 마음에 걸려 “해원이는 잘 들어갔느냐?”고 물었더니 애비가 하는 말. 해원이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들여보내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한참동안 말이 없더니 갑자기 “아빠 우리 가족은 참 행복한 패밀리라고 생각해요”라고 하더란다. 애비가 “해원이는 왜 우리가 행복한 가족이라고 생각하는데?”하고 물었더니 “우리는 모두 사랑하니까...... 엄마도 아빠도 민규도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 또 작은아버지집 가족들 모두 사랑하고 있잖아”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만리타국에서 모두들 보고 싶을 때 보지 못하고, 또 잠시 만나는 즐거움과 헤어지는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서로 사랑이라는 체온을 느끼기 때문에 행복을 공유하는 것! 가족 공동체의 기반이 바로 이 사랑과 행복임을 실감하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