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1) 세상을 살면서 때때로 설명이 안 되고 이해하기가 힘든 일을 더러 만나게 된다. 특히 그리스도인이 지향하는 신앙세계에는 더더욱 불가사의한 신비가 현실에서 행사되기도 한다. 그리스도인은 전도라는 방법을 통하여 불신자를 교회에 나오게 하고, 예수를 믿어 구원을 얻게 하는데 이것 역시 인간의 수완이나 능력에 의해서 되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흔히 천사와 같은 말을 하거나 바울과 같은 능력을 통하여 사람들이 감동되고 변화가 되는 줄로 생각하기 쉽지만 전혀 그렇지 않는 경우를 종종 실감하게 된다. 나는 이번에 우리교회에서 파송한 청년들의 몽골 단기선교팀과 합류하여 며칠 동안 그곳에 머물면서 보고 느낀 바의 소감을 말하고자 한다. 우리 청년들은 8박9일 동안 몽골의 수도 울란바트라에 머물면서 그곳 현지인 교회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여름 성경학교를 인도하는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가지고 사역하였다. 대학 캠퍼스에 가서 젊은이들과 교제하기도 하고 이웃을 돌며 전도지를 나누어주는 등 전도활동을 하였고, 교회에서는 그곳 말로 찬양도 하고 워십과 율동, 부채춤을 공연해 보이면서 그곳 사람들의 영성에 불씨를 지피려고 노력을 하였다. 출발하기 전 오랜 시간 이 일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하고 정성스럽게 준비하였기에 무리 없이 잘 수행하고 돌아왔다. 그런데 나는 내심 이런 수고와 노력에 비하여 제대로 된 결과가 나타나게 될까하는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다. 평소 우리는 여기서 같은 말을 쓰고 같은 문화와 정서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상대하여 죽기살기로 전도를 하지만 별다른 결실이 없는 것에 비교한다면 더더욱 그런 회의가 든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시간과 물질과 정성을 쏟아놓고도 한편으로 그런 씁쓸한 마음을 지우지 못하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불가사의가 있다. 말이 안 통해서 손짓 발짓으로 표현하고, 복음의 깊은 도리를 설명할 길이 없어 대강 변죽만 울린 것 같은데, 뒤에 들리는 소문은 그들 속에 뿌려진 복음이 싹이 나고 자란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 사람들의 변화된 모습을 통해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어설프기 짝이 없는 그런 방법들인데도, 이미 성숙 해버린 우리의 상황에서 상상이 안 되는 일이지만, 선교현장에서는 종종 나타나는 사실들이다. 바울이 하나님께서 전도의 미련한 방법을 통하여 구원을 이루신다고 한 것과, 또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않고 능력에 있다고 한 말은 확실히 검증된 진리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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