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손상률 원로 목사)
멀린 2009.08.02 14: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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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시절에 만난 사람(2)

 

  젊었을 때 군대를 다녀 온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군대 시절의 추억을 되새겨 보곤 한다. 나도 65년에 입대하여 31개월간 군복무를 마치고 68년도에 만기제대를 했다. 훈련소를 나온 뒤 육군부관학교에서 12주간의 타자 행정반을 이수하였기에 군단 사령부에서 행정업무를 맡게 되었다. 그 시절만 해도 힘든 훈련에다 내무반 군기가 엄격해서 ‘죽었다고 복창해라’는 말을 입에다 달고 살았다. 그 때에도 나는 교회에 열심히 나갔고, 각 부대에서 모여오는 크리스천 장병들과 신우회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부처 동료들과 자주 가지는 회식 자리에는 나가지 않았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신앙생활을 독실하게 한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기 힘들었고 당연히 좋은 인상도 주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가운데도 나에게 참 좋은 모습으로 비춰진 장교 한 분이 있었다. 육사 출신의 대위로 월남전에 파견되었다 돌아온 작전장교였다. 잘 생긴 외모에다 성품도 온화하고 사병들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다. 한참 후 교회에서 그분이 가족들과 주일예배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 크리스천인 줄 알게 되었다. 


  1993년 내가 후암교회에 부임하고 그해 6월 3일 위임식을 하였는데 뜻밖에도 그분이 참석하여 축하해 주었다. 사복을 입었지만 당시 그분은 현역으로서 최고의 보직인 합동참모회의 의장이었다. 오래 전 잠깐 같은 부처에서 근무한 부하 중 하나였을 뿐인데, 25년이 지난 후에도 어찌 알고 찾아와서 격려해 주는지 크게 감동이 되었다. 그분은 지휘관 생활을 하면서도 간 데마다 소리 없이 군목들과 기독 장교회 활동을 지원하며 군복음화 운동에 앞장서왔다. 그 분이 육군 중앙교회에서 장로로 임직받을 때 하나님께 서원한 일이 있다고 했다. 주님의 은혜로 구원받고 장로까지 되었으니 무엇으로 하나님께 보답할 것 인가를 고민하다가 북한에 교회를 지어드리기로 약속하고 그때부터 매월 일정액을 헌금하여 건축 기금도 마련했다. 평생을 군인으로 살아온 그가 누구보다도 북한과 관련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서 그들에게 복음의 축복이 가장 절실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를 만났을 때 한국 교회가 북한에 관해서 만큼은 중구난방식이 아닌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선교정책으로 접근해야 된다고 역설하면서 이 일에 내가 도움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부탁도 하였다. 나는 얼마 후 그 장로님이 전역했다는 소식은 들었으나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시는지 지금껏 찾아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마음속에는 고마움과 변함없는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출처 : http://www.hu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