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앞에 선 인간
성경에는 창조주 하나님이 지으신 본래의 세계를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는 말로 표현 하고 있다. 그것은 최초의 낙원(樂園)으로 불리는 에덴동산을 중심으로 진선미(眞善美)의 원형이 갖추어진 세계를 일컫는 말이다. 그 아름다운 세계가 인간의 범죄로 말미암아 삽시간에 가시덩굴과 엉겅퀴를 내고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살벌한 싸움터로 돌변하고 말았다. 이와 같은 원형의 상실은 생태계뿐만 아니라 바다 밑이나 땅속에서까지 창조주의 분노가 표출되는 재앙으로 나타나곤 한다. 화산이 폭발하고 용암이 끓어올라 지구표면을 뒤 덮는 일이 일어나는가 하면 바다 밑의 지층이 충돌하며 지각변동을 가져오고 지축을 흔들어 도시를 집어 삼키는 대지진도 흔하게 나타난다. 토네이도 같은 태풍이 대륙을 강타하여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쓰나미 같은 해일이 내습하여 순식간에 바닷가 마을과 도시를 휩쓸어 가버리곤 한다. 근래에는 혹독한 더위와 극심한 한파에 폭우와 폭설까지 그 빈도가 잦아지면서 지구촌 전체가 자연 재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에 카리브 해의 섬나라 아이티에는 7.0의 강한지진으로 대통령궁을 위시해서 수도 전체가 내려앉았고 수십만 명의 사상자를 내는 최악의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이와 같은 대재앙을 볼 때마다 자연의 위력 앞에 인간의 무력함을 실감하게 된다. 사람들은 이런 예측불허의 천재지변을 통하여 인간 세상의 불확실성과 불안전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오늘날 지식의 발달과 첨단문명의 이기로 인하여 인간이 창조주의 영역을 넘볼 정도로 자만에 빠진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렇지만 아무리해도 인간은 피조물 중의 하나일 뿐 전능자의 영역에 미칠 수는 없는 법.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옷깃을 여밀어야 된다. 뜻하지 않는 순간, 재난을 당하여 절망하는 이웃을 보면서 이를 남의 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예수님께서는 빌라도의 강포로 인하여 억울함을 당한 갈릴리 사람들이나, 실로암 망대가 무너져 치어 죽은 사람들의 불행이 다른 사람들보다 죄가 더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했다(눅 13:1-5). 인간이 사는 세상에는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예고 없는 불행이 들이닥치게 된다는 것을 예고해 주신 것이다.
출처 : http://www.hu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