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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 2000.04.11 16: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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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웅이와 동신이오빠의 글을 읽으면서 저의 신앙을 아니 전반적인 저의 생활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쩜 그렇게들 확고한 자기 생각들이 있을까요...?
제가 주로 생각하는건...요즘 읽는 단편집의 내용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면 이렇게 되겠지 라든가, 비디오 가게에서 비디오껍데기들 보면서 이 영화는 어땠고 저 영화는 어땠는데 라든가, 지하철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그냥 내 주위의 사람들 생각한다든가, 학교 앞 어린이 대공원에 꽃 핀거 보고 한 번 놀러가야지 라든가, 또..숙제가 뭐뭐 남았나라든가, 그냥 그 정도입니다. 사실 이 모든 것들도 그다지 열심히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지금 저에게 눈을 부릅뜨고 큰 소리로 논리정연하게 왜 제가 단편집에서 얻은 영감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안되고, 왜 비디오가게에서 그런 생각을 하면 안되고, 왜 음악을 들으면서 사람들 생각하면 안되는지, 뭐 그런 등에 대해 얘길한다면 아마 전 그냥 "그래 그럼 안하는게 좋겠다." 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답답하다구요? 저는 터집니다!!...하지만 아무리 제가 지금 '터져도' 막상 이런일이 그대로 벌어진다면 또 무기력하게 가라앉고 말 것 같습니다...나머진 투표를 한다면 누굴 뽑아야 하는지 조차 모를만큼 관심이 없습니다.
읽었던 책 중에 '일어난 일은 이미 일어난 일이며 일어나지 않은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말은 제 얘기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이미 일어난 일이고 그 앞으로의 일어날 일들도 그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뿐이라는 식이니까요. 생각해 보면, 중 고등학교 때는 목소리 크기가 지금의 3배쯤은 컸고, 아침마다 창문에서 친구들하고 그 목소리의 다시 2배쯤 큰 소리로 인사를 하고, 좋아하는 선생님도 열심히 따라다니고, 패왕별희 연극도 하는 정말 세계최고의 활달한 소녀였는데...
이 것도 일종의 시험일까요? 이런 저의 모습도 하나님께선 지켜 보시겠죠? 어느 곳에서야 하나님을 만날 수 있을까요? 제가 지금 벌을 받고 있는 건가요? 제가 교회일을 하는건 하나님때문일까요, 아니면 저의 의무감 때문일까요?
...열정이 없는 삶이란 '동사서독'에서 불었던 바람처럼 참 답답하고 막막하기만 합니다. 이런 문제의 특징은 생각하면 할 수록 심장만 터져 버릴 것만 같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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