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람지를 훑어보고 있자니 작년 생각이 많이 나네요.
작년 이 맘 때에는 아이들과 애니메이션을 만든다고 폐인에 가까운 모습으로 거의 매일 학교에서 숙식을 하며 지냈었는데... 거울을 보거나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우리가 혼자일 수 밖에 없음을, 기껏해야 C.C.밖에 될 수 없음을 절감하는 시기였습니다. 그래도 그 때가 그립습니다.
한 번은 뭔가를 전달하러 그림을 그리다 말고 밖으로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아무도 보이지 않고 가로등에 따뜻해 보이는 학교 교회만 보였습니다. 그 교회 앞을 지나다가 갑자기 감상적이 돼서 새벽 3시에 혼자 교회 계단에 앉아서 기도를 했었습니다.
너무나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들이 감사하고 그래서 더 '사랑'이란 것을 잊지 않게 해 달라고...
하지만 지금 와 돌이켜보니 많은 것들을 난 이미 놓쳐버린 것 같습니다. '가위손'의 조니 뎁은 위노나 라이더를 사랑했지만 그의 가위손 때문에 이뤄질 수 없었습니다. 사랑하면 사랑할 수록 더 안타까워서 결국엔 피해가고만 싶은 그런 슬픔이 되기 때문에 결국 조니는 위노나를 떠났습니다. 생각해보니 많은 사랑이 그런 것 같습니다. 엑스맨에서도 늑대인간과 여자아이는 서로를 좋아했지만 둘 다 서로에게 한 번씩은 자신으로 인해 큰 부상을 입혔습니다. 예수님의 사랑도 그랬습니다...어쩌면 아무도 슬프지 않고 아무에게도 상처가 없는, 그런 언제나 즐겁고 행복하기만 한 사랑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이렇게 알고 있는데도 그런데도 자꾸 기도하게 됩니다. 그래도 '해피엔드'로 해 달라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CD도 작년 이 때쯤 구워놓은 겁니다...너무 좋아요. 너무너무 좋아서 슬프기 까지 합니다. 정말 가을인가 봅니다. 하늘도 공기도 마음도...
이제 다시 제 자리로 가서 해야할 일들을 정리해야겠습니다. 예람 원고 잘 쓰시고 있죠?! 주중에 전화가 다 갈 겁니다. 그럼,화이팅!!.......^^;
석준아 게시판 너무 이쁘다. 수고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