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유머... 예전에 한번 올렸었져??
새벽 내내 나우누리 유머란에서 열심히 "삼수생의 사랑이야기"글을 읽고 있는데
보니까 아래 글을 쓴 사람이더군여...
신실한 기독교인이던데... 그 분 홈페이가서 글을 읽었는데
참 재미있더군여...
http://harang.pe.kr <- 하나님 사랑
가서 한번 읽어보셔엽...
『우스개 게시판-100명을 웃긴 베스트 유머 (go HUMOR)』 17178번
제 목:[하랑]고물차와 광란의 질주를... 읽음:5138
올린이:화요뜨락(정인철 ) 작성:00/07/31 08:43 추천:00/08/0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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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랑입니다 ^^;
하랑이 홈페이지가 새롭게 업데이트 했습니다. 집들이 할 거니까 휴지 한 통씩 사들
고 다들 오세요 ^^
'삼수생의 사랑이야기'의 수정본도 전부 올려 놨습니다. 편하게 놀다가 방명록에 글
만 남겨 놓고 가시면 됩니다 ^^
그럼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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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일주일 중 주일(일요일)이 가장 바쁘다.
백수로 살아왔던 90년대(91~94,97~99. 94~96은 군인이었음)에도 일요일엔 교회에서
하루 종일 일하고 평일에 푹 쉬었던 기억이 난다 --;;;
지금도 일요일은 일주일 중 가장 바쁘고 앞으로도 평생 가장 바쁜 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원에 있는 교회에서 성가대 지휘를 하는 나의 일요일 아침은 새벽 6시에 시작된다
교회 오케스트라를 하는 후배들을 데리러 서울로 가야하기 때문인데, 수원까지 오는
것도 감지덕지한 나로선 일요일 아침마다 그들을 집 앞까지 태우러 가야 했다.
열 명이 넘는 인원이라 교회에서 승합차를 지원해 줬는데, 오늘의 이야기는 바로 그
차에 얽힌 에피소드이다.
혹시 여러분들은 '봉고'라는 차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80년대를 주름잡았던 기아의 최고 명차인 봉고... 승합차를 보고 아직도 '봉고차'라
고 말할 정도로 승합차의 전설이 되어 버린 그 봉고를 말이다...
80년대 자동차계의 최고의 신화였던 그 봉고는 어느 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현재는 그 차가 시내에 다니는 것을 볼 수 없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 혹시 계시면... 인류 최후의 봉고를 이 자리에서 볼 수 있을 것
이다. 오늘 얘기의 초점이 내가 몰고 다니는 인류 최후의 봉고이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의 '봉고'는 주행거리를 표시하는 계기판도 30만 킬로를 넘은 후 고장이
난 채로 몇 년이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오래 되었고(보통 1년에 2만킬로 탄다)
의자 커버도 다 튿어진 상태지만 아직도 120키로를 쌩쌩 달린다.
가끔 아이들이 투정을 하긴 하지만...
"오빠, 튀어나온 스프링 때문에 엉덩이가 아파"
나도 그런 아이들이 불쌍해서 한 마디씩 한다.
"집에서 솜틀좀 뜯어와라..."
매주 주일 아침, 난 그 차를 끌고 아래의 코스를 한 바뀌 돌아야 한다.
이대 앞 8시, 연대 앞 8시 5분, 신대방 삼거리 8시 30분, 사당을 지나 선릉역에서 8
시 50분, 강남구청을 들려 대치동까지 9시, 그리고 수원으로 가는 고속도로...
지금 내가 말한 코스가 어떤지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잠시 설명하자면, 이 코스는
평균 시속 100키로로 달렸을 때 한 시간이 걸리는 곳이다. 신호등 많고, 차 많이
밀리는(이 코스엔 지하철 공사 코스가 걸려 있어 휴일에도 막힌다) 서울의 현실을
감안하면 족히 한 시간 반 이상은 걸리는 곳이다. 그런데, 나는 이 코스를 한 시간에
주파를 해야 된다. 좀 더 일찍 서두르면 좋지만 애들이 도저히 못 일어나겠다고 버텨
할 수 없이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들은 더 일찍 나오느니 차라리 연주를 포기하겠다고 한다... --;;;
그럼 매일 되풀이 되는 나날들의 상황들 중에 한 대목만 묘사해 보도록 하겠다.
아침 7시 50분. 이대 정문 앞 도착...
'흠... 얘가 지금 나오면 오늘은 좀 여유있게 가겠군...'
그러나, 어김없이 8시를 넘겨 5분이나 지각한 아이.
"(활짝 웃으며)오빠 미안해여~~ ^^"
"아... 머... --;;"
머리속으로 5분만에 가기도 빠듯한 연대를 2분만에 갈 생각을 한다.
결국 불법 유턴 해 가며 기어이 2분만에 도착.
'흠... 예상보다 2분 늦었으니 신촌 사거리에서 불법 우회전 한 번만 하면 다음 코
스는 시간내로 가겠군...'
나름대로 만족한 여유를 즐기면서 먼저 탄 녀석과 농담 한 마디를 던진다.
그러나, 연대 나와 있어야 할 녀석이 아직 안 나와 있다...
"어.. 오빠 ^^ 미~ 안~ 해~ 여~~ ^^"
10분 늦게 나타난 녀석...
"어... 머... --;;;;;;"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일단 머리속으로 코스를 수정한다.
'신촌 앞에서 불법 우회전 후, 마포대교에서 불법 좌회전 한 번, 노량진쪽에서 불
법 유턴...'
그때부턴 운전에만 집중한다. 평균시속 130키로로 한강 다리를 건너고 여의도를 통
과한다.
간신히 시간에 맞출 수 있을 듯...
그러나, 이 계획도 막바지 다다른 지하철 7호선 공사 때문에 수정이 되야 된다.
장승배기에서 평소에는 5분 내로 통과해야 될 신호대기가 30분 정도 걸릴 만큼 줄을
서 있다. 난 차 안에서 마구 잔대가리를 굴린다.
'원래 2차선인데 공사 관계로 1차선이니까... 아마 맞은 차선의 차도 우리 신호의
좌회전 차들 때문에 못 올거야. 그렇다면...'
즉시 맞은 편 차선으로 뛰어든다. 그리고는 광란의 질주를 한다. 휴일 아침이라 경
찰도 보이지 않는다. 사실... 보여도 상관없다. 그냥 도주할 생각이니깐...
"빠빠빠빠아아앙!!!"
아풀싸!! 계산에 넣지 않은 좌측 도로에서 차 한 대가 나왔다. 그 차는 정면으로 달
려오는 내 차를 보고 기겁을 하며 크락션을 울린다. 그러나, 난 멈출 수 없다. 여기
서 멈추면 시간 내로 갈 수 없다...
유니의 대사처럼 아쉬운 넘이 피한다고, 결국 상대방 차가 인도로 올라간다. 난 사
과하는 의미의 '비상등'을 한 번 깜빡거려 준다... --;;
이쯤되면 차에 탄 아이들은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붙잡을 수 있을만한 것들을 다 붙
잡는다.
마침 지하철 공사중이라서 길이 울퉁불퉁... 난 가끔 아이들에게 근사한 놀이를 선
물한다.
"얘들아!! 턱 나왔으니까 다들 준비해!!"
그리고는 붕~~~ 공중을 난다. 아이들 공중에 떠오른 악기 케이스 잡기 바쁘다...
그러나, 나에게 암말 못 한다. 자기들이 늦게 나온 죄로 내가 달릴 수 밖에 없었음
을 알고 있으니깐.
난 본의 아니게 다른 운전자들을 여러 번 놀라게 만든다.
일단, 반대 차선을 질주하는 내 차를 보고 한 번 놀라고,
무법질주하는 그 차 겉에 큼지막히 '명성교회'라고 찍힌 것을 보고 두 번 놀라고,
그 차가 '베스타'도 아닌, '이스타나'도 아닌 '봉고'차라는 사실에 또 놀라고,
교회차를 모는 사람이 갖고 있을 선량한 외모와는 달리 깍두기 스타일의 내 외모에
놀라고,
봉고 안에 빽빽히 탄 연주복 정장을 입은 여자들을 보고 놀란다...
가끔은 그 녀석들 차에서 내릴 때 내게 그런다.
"오빠, 일수 찍구 올게..." --;;;;;;;
전에 애들하고 같이 회식하려구 강남 씨티극장에 그 봉고를 끌고 간 적이 있었다.
낡은 봉고에서 정장 입은 여자들 열 명이 내리는 것을 보고 놀란 사람들은 깍두기
머리에 검은 색 정장을 입고 내리는 내 모습 한 번 쳐다보고, 봉고차 한 번 쳐다보고
기가막혀 하더라... 참고로, 내 외모는 '조직'의 그 모습 그대로다. 헬스를 오래 한
몸도 몸이지만 머리 스타일도 깍두기 아니면 올빽이고 주일엔 언제나 검은색 양복에
차이나 셔츠를 입는다. 오죽 하면 명절 때 처음 본 먼 친척 여자애가 날 보곤 시비
걸러 온 조폭인줄 알고 쫄았을까... 교회에서도 내가 '삼수생의 사랑이야기'같은
애정소설을 쓰는 사람인줄 아무도 모른다. 아니, 꿈에도 상상 못 한다... --;;
위의 한 말은 확실한 사실이니 확인하고 싶은 사람은 일요일날 8시 10분경 연대 앞
으로 나와라. 그럼 노란색 봉고를 세워 놓고 시계를 보며 초조하게 왔다갔다 하는
조폭 한 녀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지금 고백하지만 이번주부터 난 '베스타'로 바꿔서 타고 다닌다. 거기에는
눈물이 날 만큼 슬픈 사연이 있었으니...
한 달 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봉고를 몰고 140키로(게기판 거의 끝...)로 서울로
향한 고속도로를 달렸다. 그 때, 갑자기 내 주위의 모든 차들이 나에게 하이빔을 쏘
고 크락션을 울리고 난리를 쳤었다. 난 못 본 척 하고 죽어라 더 달렸는데(예전에
누가 그랬잖은가. 티코는 쪽팔려서 더 빨리 달린다구... 나 역시 쪽팔려서 더 빨리
달렸었다) 어떤 차가 기어이 날 쫓아와서는 창문으로 뒤를 보라고 마구 가리켰다.
그제서야 뒤를 본 나... 기겁을 했다. 차에서 마구 연기가 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연기가 났는지 모르겠는데 연기는 거의 화염같이 차를 뒤덥고 있었고 난
잠시나마 고민을 하게 되었다.
보통,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여기서 당연히 차를 세웠어야 했다. 그러나, 내 상식
으로느 도저히 차를 세울 수 없었다. 고속도로 한 가운데서 차 세워 놓으면 우리
교회는 지휘자 없이 예배를 드려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난 연기가 타오르는 그 차를 몰고 그냥 달렸다. 일단, 차를 서울 사는 친구네
집까지 끌고 가서 친구 차를 빌려 타고 몇 명의 아이만이라도 데리고 내려오자는 생
각이었던 것이다.
호들갑 떠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나는 친구에게 차분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참고로, 친구는 군대에서 차량 정비과 출신이다.
"친구야. 내 차에서 연기가 난다..."
"얼마만큼 나는데?"
"밖에서 보면 차 모습이 연기에 쌓여서 안 보일 정도야"
"헉... 부동액이 터졌나 보네. 부동액 수치가 얼마나 올라갔니?"
"빨간색까지 올라왔어. 그러나, 친구야... 난 너네집까지 달려야 되. 여기서 멈출
수 없어"
"안 되는데... 차에 불 나..."
친구는 조심조심 몰고 오라고 했다. 그러나, 난 급하게 달려야만 했다. 연기에 질식
하지 않으려면...
친구네 집에 도착하니 친구는 달려오는 내 차를 보고 미친 듯이 호수를 뿌려댔다.
친구에게 물었다.
"어디가 고장난 거야?"
"너무 오래되서 그래. 이제까지 타고 다녔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러나, 그 다음 주 나는 그 차를 수리해서 다시 서울로 끌고 가야 했다. 내 친구는
어이 없다는 듯 한 마디 했을 뿐이었다.
"계기판 고장 난 게 언젠데... 30만이 넘었어..."
그러나, 그 차와 나의 인연은 그리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저번 주, 이번에는 아이들을 다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려 내려오는데 또 다시 연기가
난 것이었다.
"오빠!!! 연기 나여!!!"
난 조용히 말했다.
"그 정도면 괜차나. 안 죽어"
아이들... 일단 날 신뢰했다. 아니, 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갑자기 차에서 타는 냄새와 연기가 차를 가득 메우자 아이들이 비명을 질러
대기 시작했다.
"악!!! 오빠!!! 차에게 불나요!!"
그녀들의 소리에 놀라서 일단 차를 세웠다. 그녀들, 고속도로 한 가운데서 모두 길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목숨보다 귀한, 최소 삼천만원 이상되는 악기들도 미처 차에
서 못 꺼내고 몸만 튀어나온 아이들... 역시 그녀들은 처녀였다. 아줌마들 같았으면
죽는한이 있더라도 악기 먼저 꺼냈을 것이다.
하여튼, 차에서 튀어나온 아이들, 소리를 지르면서 차에서 10미터 이상을 도망갔다.
난 운전석에 앉아서 멀어져 가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며 소리쳐야 했다.
"얘들아!! 안 죽으니까 빨랑 다시 와!! 교회까지 갈 수 있을거야!!! 교회 늦는다니
깐!!"
결국... 검사 결과 그 차는 터진 데 또 터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너무 낡아서 이젠
고쳐도 고쳐도 또 터진단다...
그러나 그 차... 또 수리해서 지금도 우리 교회 앞마당에 있다... --;;
목사님은 나의 생명이 걱정되신 건지, 아니면 예배 때 지휘자가 없으면 안 되서 그
러셨는지 모르지만 8년밖에 안 된 '베스타'로 바꿔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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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얘기한 것, 안 믿어지는 사람도 있을 지 모른다.
안 믿어지는 사람이 있다면, 일요일 아침 일찍 위에서 언급한 코스에 나와 있어라.
내 얼굴 궁금하다는 독자넘들... 마찬가지로 나와 있어라. '명성교회'라고 써 있는
승합차 운전석에 깍두기나 올백의 남자가 앉아 있다면, 차 밖에서 초조하게 서성
거린다면 와서 말 걸어라... 내가 밥 한 번 쏘겠다.
남자인 경우는 차에 타고 있는 여자애들 중에 아무에게 밥 한 번 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우리 모두 추천을 많이 해서 솔로들을 구제해 주자...
아... 추천 때문에 애들을 파는 나의 인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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