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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2000.11.15 17: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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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읽었던 글이걸랑요.
>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읽어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 올립니다. -.-
> 잼있게 읽으세요. ^^
>
> -우연의 연속은 필연적인 인연이 되고 사랑으로 맺어진다.-
>
> 철이: 오늘도 난 도서관의 이젠 내자리로 정해져 버린 좌석에 앉았습

> 다.
> 이곳을 내자리로 만든건 며칠째 내 옆에 앉고 있는 한 여학생 때문입

> 다.
> 오늘도 그녀는 내 옆좌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않지만 그녀는 많은 시간을 도서관 내

> 자리에서 보냈습니다.
> 하하 이정도 시간이 되면 그녀는 항상 날 미소 짓게 합니다.
> 또 엎드려 자는군요.
> 그 모습이 참 귀엽습니다.
> 날은 점점 더워지고 여름방학을 맞이한 학교분위기로 한산한 도서관

> 서 그녀는 오수를 열람석에 엎드려 잠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 이런! 멀쩡하게 생긴 이 아가씨가 이제는 침까지 조금 흘렸습니다.
> 뽀얀 그녀의 목덜미가 아름답습니다.
> 두껍기만 한 일본어 책을 베개삼아 그녀는 어딘가 꿈나들이를 떠났습

> 다.
>
> 민이: 오늘도 그는 그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 며칠 전부터 나와 눈이 마주친 멀쩡하게 생긴 남학생 하나가 내 기억

> 들어왔습니다.
>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매일 도서관을 나왔고

> 제는 일정하게 정해진 좌석에 앉고 있습니다.
> 그의 옆자리는 내자리입니다.
> 오후가 되면 전 항상 졸음이옵니다.
> 오늘같이 방학이라 한산한 도서관 열람석은 잠자기에 너무나 좋습니
다.
> 잠에서 깨어보면 그는 항상 나에게 미소를 줍니다.
> 호호 오늘도 그는 내가 잠에서 깨었을 때 속된 말로 머리를 쳐 박고

> 고 있었습니다.
> 책상바닥이 상당히 딱딱할텐데 그는 책도 안받치고 그냥 바닥에 머리

> 붙이고 잠들어 있습니다.
> 호호 그의 목에는 제법 큰 점이 두개가 있군요.
>
> 철이: 오늘은 그녀가 자리를 오랜 시간 비우는군요.
> 하기야 날씨가 이렇게 더운데 공부가 잘 될리 없지요.
> 나도 커피나 한잔 마시고 와야겠습니다.
> 아. 그녀가 저기오는군요.
> 눈이 마주쳤습니다.
> 그녀의 잠든 모습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옵니다.
> 그녀도 커피를 한잔 할려나 봅니다.
> 내 뒤에 섰군요.
> 밀크커피를 눌렀습니다.
> 그러나 커피색깔만 흉내낸 그냥 물이었습니다.
> 그녀가 자판기에 동전을 넣었습니다.
> 말리고 싶었습니다만 잘 알지 못하는 사이였기에 그냥 말없이 자판기

> 서 물러났습니다.
> 그녀가 커피를 한모금 마시더니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 자기 바로 앞에도 휴지통이 있었는데 그녀는 애써 나 쪽에 있는 휴지

> 에다 그 컵을 버리고 가더군요.
> 그리고 나에게 못마땅한 눈짓을 보내고 도서관으로 들어갔습니다.
> 그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
> 민이: 오늘은 날씨가 참 더웠습니다.
> 도서관에는 나왔지만 공부는 되질 않는군요.
> 이런 날 애인이라도 있으면 어디 놀로라도 갈텐데 아쉽게도 없네요.
> 공부는 잘되지 않았습니다.
> 에어컨이 시원하게 틀어져 있는 커피숍에서 책이나 읽고 와야겠습니
다.
> 옆자리의 남학생은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는 척을 하는군요.
> 하지만 전 알지요.
> 오전부터 펴져 있는 연습장은 아직 한 장도 넘겨지지 않았다는 것
을...
> 커피숍에서 홀로 냉커피를 마셨습니다.
> 다시 도서관에 오니 그가 나와있었습니다.
> 자판기커피를 뽑아 마실려나 봅니다.
> 그래 더운 커피도 한잔 더 하지뭐.
> 그의 뒤에 섰습니다.
> 목에점이 또 보이길래 웃음이 나왔습니다.
> 그가 컵을 뽑고 자판기에서 멀어졌습니다.
> 밀크커피를 눌렀는데 커피를 가장한 맹물이더군요.
> 그도 맹물인걸 알았을텐데 나에게 그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 100원이었지만 아깝더군요.
> 일부러 그 녀석 앞에 있는 휴지통에다 따지듯 들고 있던 컵을 버렸습

> 다.
> 그러나 그는 웃어버리더군요.
>
> 철이: 그녀는 일어교육과 학생인 것 같습니다.
> 일본어인 듯한 말을 중얼거리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 도서관에서 중얼거리면 실례가 되지만 뭐 주위에 공부하는 학생도 별

> 없었고 나는 그녀의 목소리가 듣기 좋았기에 내 좌석 칸막이에 귀를

> 고 그녀의 음성을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 나보다 고학년이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의 일본어

> 씨는 유창해 보였습니다.
> 나도 뒤지기 싫었습니다.
> 연습장에 나조차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전공 공식들을 그려놓고 담

> 나 피려고 자리를 떴습니다.
>
> 민이: 괜히 앉아 있으니까 또 잠이 오는군요.
> 책을 폈지만 일본어단어들이 생소했습니다.
> 재수를 했지만 난 아직 일 학년이기 때문에 이런 문장들은 읽을 수가
> 없었습니다.
> 히나가타나 첨부터 다시 외어보기로 결심을 하고 중얼거렸습니다.
> 주위에 사람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맘놓고 중얼거릴 수 있었습니다.
> 중얼거리다가 책장도 넘겨보았습니다.
> 그가 좀 내 중얼거림이 시끄럽게 느껴 졌나 봅니다.
> 못참겠다는 듯 책상 칸막이사이로 머리를 박더니 자리를 박차고 일어

>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 치. 자기는 얼마나 열심히 공부를 한다고...
> 그가 자리를 비운 책상의 연습장을 보았습니다.
> 몰래 넘겨보기도 했습니다.
> 글씨는 예쁘게 쓰더군요.
> 무슨 과인지 짐작도 되지 않는 어려운 공식들이 적혀있었습니다.
> 연습장 앞에는 9312** 전자공학과 성혜철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 삼 학년이구나...
>
> 철이: 오늘오후도 그녀는 잠이 들었군요.
> 제발 침만은 흘리지 말기를...
> 그래 오늘은 침은 흘리지 않았습니다.
> 오늘은 내자리 한쪽편에 씨씨인 듯한 남녀 둘이가 연애하듯 공부를

> 습니다.
> 부럽기도하고 아니꼽기도 했습니다.
> 그러나 내 옆자리의 그녀는 태연하게 잠자리에 들어있습니다.
> 내가 일어났을 때 그녀는 가방을 싸가지고 나가더군요.
>
> 민이: 오늘은 기분이 나빴습니다.
> 옆좌석에 씨씨가 앉았기 때문입니다.
> 서로 사랑하는 척 하는게 참 아니꼽더군요.
> 그 꼴이 보기 싫어 책상에 엎드렸습니다.
> 그러다 또 잠이 들었습니다.
> 삐삐가 진동을 하더군요.
> 뿌듯했습니다.
> 내 친구들 중에 진동이 되는 삐삐는 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 옆 좌석의 그가 내 삐삐 진동을 느꼈으면 했는데 그는 일상처럼 머리

> 쳐 박고 자고 있었습니다.
> 전화를 해 보았습니다.
> 미팅을 하라고 하는군요.
> 대타로 뛰는게 기분이 별로지만 미팅이 참 설레었던 나이라 바로 승

> 을 했지요.
> 가방을 챙겨서 자리에서 뜨려고 할 때쯤 그가 일어나더군요.
> 쯧쯧 침이나 좀 닦지...
>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 미팅은 대타로 나갔다가 남자 쪽에서도 한명이 빠져 벤치 신세만 지

> 왔습니다.
>
> 철이:오늘은 늦잠을 자버린 관계로 도서관을 오후에 나갔습니다.
> 내 고정된 자리는 나이든 남자선배가 앉아 있었습니다.
> 뭔가 히죽 거리는 게 기분이 별로 였지요.
> 그녀는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 그리고 또 잠이 들었군요.
> 참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깊이 잠들었나 봅니다.
> 아직 침을 흘리고 있지는 않지만 왠지 불안해 보였습니다.
> 한동안 망설이다가 그녀가 잠들어 있는 자리에다 휴지를 하나 사다가
> 놓아 주었습니다.
> 옆좌석의 남학생은 떡대같은게 무식해 보이더군요.
> 무슨 과인지...삭막한 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책을 보니 전자 공학과 학생이었습니다.
> 땜쟁이 였구만...
>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 분명 내 연습장을 꺼내었는데 표지에 딴놈 녀석의 이름이 적혀 있는

> 아니겠습니까?
> 낯익은 이름이었습니다.
> 아. 우리형도 전자공학과 다니는구나 라는걸 일깨워주는 이름이었읍

> 다.
> 참 저는 전산과학생입니다.
> 그리고 이제 싱싱한 94학번입니다.
> 이름이 뭘까요?
> 성계철입니다.
> 개철이라 부르지 말아주세요.
>
> 민이: 오늘은 그보다 내가 먼저 도서관에 왔습니다.
> 그가 앉아야 할 자리에 떡대같은 아저씨가 앉을려고 하더군요.
> 분명 이자리는 앉을 사람이 있는데요.
> 라고 말했지만 그 아저씨는 막무가내로 그 자리를 차지하고 말았습니
> 다.
> 흑흑 나쁜 아저씨...
> 오후가 되니 그가 내옆에 있었다면 잠이 쉽게 들었을텐데, 떡대 아저

> 때문에 잠이 쉽게 들지 않더군요.
> 하지만 오후 도서관실내는 너무 더웠습니다.
> 떡대 아저씨가 자리를 비운틈을 타 조금 눈을 부쳤지요.
> 일어나서 눈을 떠 옆자리를 보니 눈에 들온건 늘 미소 짓게 했던 그

> 머리박고 주무시는 모습이 아니라 떡대 아저씨의 히죽거리는 모습이

> 습니다.
> 실망... 책상 위에는 화장지 한 봉지가 놓여 있었습니다.
> 떡대 아저씨의 히죽거리는 모습이 의심스러웠습니다.
> 혹시 내가 침이라도 흘리지 않았나 걱정이 되어 거울을 보았습니다.
> 괜찮더군요.
> 화장한 내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 내 화장기술은 언니들 덕분이지요.
> 일 학년치고 나처럼 세련되게 화장한 학생들은 드물걸요.
> 참 제 소개를 하지 않았군요.
> 전 일어교육과를 다니고 우리집 네딸중 셋째입니다.
> 96학번이지만 재수를 했고 하지만 77년생입니다.
> 생일이 좀 빠르거든요.
> 이름은 소수민입니다. 이름 이쁘죠?
> 혹 소수민족 이런 식으로 이름가지고 놀리면 저 화낼 겁니다.
>
> to be continued....
>
삭제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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