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신앙을 가진 교인이라는 것이 큰 장애가 되는 순간들이 있다.
베드로가 주는 나의 구주이십니다라고 했던 고백은 그의 순교만큼이나 진실했겠지만, 오늘 나의 고백은 20년이 넘게 교육받아온, 그리고 거기에 단순히 익숙해진 결과는 아닐까.
유년부 교사인 내 친구가 해 준 말.. 주일학교 예배시간에 한 학생에게 질문을 했는데, 그 학생이 대답을 망설이니까 옆에 앉아있던 다른 학생이 "여기는 교회니까 교회식으로 대답해"라고 말하더라면서 요즘 아이들이 어찌나 영악한지 모르겠다고 같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내가 바로 교회에 다닌다는 교인이니까 일요일에는 예배에 가고, 밥먹기 전에 기도를 하고, 언젠가는 당연히 천국에 가겠지 라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닌가. 언제부터였지.... 유년부 때부터였나. 그 전부터 였나.
기도는 호흡이라는데, 요즘 내 생활은 기도시간은 늘었으면서도 산소호흡기가 필요할 정도로 답답하다.
내 앞의 작은 문제 때문에 입술로는 주여주여 하면서도 집중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한다. 주여주여 하는 자마다 구원을 얻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만 떠오른다.
너를 사랑한다... 그 말씀이 너무 감당하기 힘들어 자꾸 피하고 싶은데.... 그래도 계속 들린다니... 나를 사랑하신다니...